애플 "삼성이 베꼈다" vs 삼성 "억지 소송"

삼성-애플 2차소송 최후변론서 팽팽히 맞서

일반입력 :2014/04/30 06:14    수정: 2014/04/30 09:05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미국 2차 소송 1심 최후변론에서 양측 변호인단이 서로를 향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시장 지배력을 잃자 소송으로 판을 엎으려 하는 것”이라며 맹공을 퍼부었고, 애플은 “삼성전자 제품들은 우리 기술을 베껴서 나왔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많게는 2조원이 넘는 배상액(애플 측 요구)이 걸린 재판의 최후변론이라 재판장에는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팽배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에서 열린 이번 재판 최후 변론에서 삼성전자 측 변호인들은 “애플이 주장하는 특허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는 결정적 요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삼성 애플, 지배력 잃자 억지로 소송 만들어

이를 요약하면, 첫째 애플이 주장하는 특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밀어서 잠금 해제 ▲자동 완성 ▲전화번호 부분 화면을 두드려 전화 걸기 ▲통합 검색, 데이터 동기화 등은 구글의 기본 안드로이드에 포함된 것이다.

둘째로 백번 양보해서 이 특허들을 안드로이드가 침해했다고 가정해도 고객들이 삼성 제품을 사는 결정적 이유는 못 된다. 마치 ‘컵 홀더’를 보고 자동차를 사지 않는 것(삼성 측 증인의 비유)과 같다.

셋째, 따라서 애플이 주장하는 20억달러(약 2조1천100억원) 배상액은 터무니없고 배심원 지능까지 모독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 변호인 빌 프라이스는 이 같은 이유들을 들어 이번 소송이 ‘억지로 만들어진 사건(made up case)’이라고 배심원단을 설득하려 했다.

그는 또 ‘아이폰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애플 내부 문건을 배심원들에게 보여 주면서 “왜 성장세가 떨어지는지 그들(애플)은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애플 삼성, 위증으로 배심원단에 혼란 줘

반대로 애플은 이번 재판에서 삼성전자의 전략을 ‘무리수’로 가정하고, 억지를 부리기 위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애플 측 변호인은 “삼성전자가 ‘위증’으로 배심원단에게 혼란을 줬다”는 극단적 표현까지 동원했다.

애플 측 변호인 해럴드 맥엘히니는 “삼성전자는 증인으로 나선 구글 임원들을 놓고 이해관계가 없는 제 3자라(disinterested party)며 증언 신빙성을 올리려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이유로 어떠한 제 3자로부터 면책보상을 구하지 않겠다던 삼성전자 측 변호인의 증언은 위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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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엘히니는 법정 스크린을 통해 삼성전자 측 변호사의 증언조서 발언 녹취록까지 보여줬다.

이날 최후변론은 본소송의 원고인 애플이 먼저 나선 후 본소송의 피고 겸 반소의 원고인 삼성이 변론하고 반소의 피고인 애플이 마지막 변론을 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