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소송 막판 쟁점 ‘647특허’

안드로이드 독자적 ‘데이터 태핑’ 인정 여부 촉각

일반입력 :2014/04/26 15:31    수정: 2014/04/28 07:35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 간 미국 2차 특허소송 막판에 ‘647 특허’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애플의 핵심 무기인데 범위를 좁게 봐야 한다는 다른 법원 판결이 나왔다.

만약 삼성전자가 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아내면 배상액이 확 줄어든다. 애플이 삼성전자에 요구한 배상액 2조2천800억원 가운데 약 7천억원이 ‘647 특허’ 기반이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와 애플 변호인에게 특허 제5,946,647호(이하 647 특허)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판 일정을 연기해 오는 28일에는 당초 예정한 양측의 마지막 변론 대신 증거제시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특허는 컴퓨팅 기기에 입력을 받아들여서 이를 저장한 후 데이터를 검색해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제시하는 방법에 관한 것으로, 흔히 ‘데이터 태핑’ 특허라고 불린다. 예를 들어 전화번호부 아이콘을 클릭하면 전화번호가 뜨고, 이 전화번호를 두드리면 전화가 걸리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다른 법원에서 이 특허에 대한 몇 가지 정의가 나왔는데 새너제이지원에서 그간 해석해온 것보다 기술 범위가 좁다.

이 해석은 지난 2012년 6월 일리노이북부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애플 대 모토로라’ 사건의 1심 판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재판장인 리처드 포스너 판사는 특허 내용 중 ‘감지된 구조들에 액션을 링크함’이라는 표현을 놓고 “‘링크함’이라는 말의 뜻은 ‘지정된 연결을 만드는 것’으로 제한할 것이고 ‘연결을 원하는 두 콘텐츠 사이에 다른 화학적 관련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고 정의했다.

분석 서버가 애플리케이션에서 데이터를 받은 후 유형 분석 단위를 이용해 데이터 구조를 탐지해 관련된 행동으로 연결해준다는 애플의 정의도 포스너 판사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분석 서버의 소속에 대해 “데이터 태핑 기술은 별도 서버에서 구현되는 것”이라며 관련 기능은 분석 서버가 아닌 애플리케이션이 수행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해석을 내렸다.

이는 삼성전자 측 증인 케빈 제피 노스캐롤라이나대학 교수의 주장과 비슷하다. 제피 교수는 “안드로이드 단말기에는 (애플 제품과 다르게) 데이터 태핑을 위한 별도 서버가 없다”고 증언한 바 있다.

2012년 재판의 해석을 놓고 고 판사가 갑자기 이번 재판 일정을 조정한 이유는 25일 연방지구 연방항소법원 판결 때문이다. ‘애플 대 모토로라’ 1심 판결의 1부를 유지하는 판단을 내렸고, 포스너 판사의 해석을 포함시켰다.

따라서 고 판사는 연방항소법원의 이런 판단을 감안하거나 적어도 참고해서 재판을 진행해야 할 상황이다.

애플은 삼성에 소송을 걸면서 삼성이 판매한 스마트폰 대당 40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이 중 12.49 달러가 647 특허에 기반한 것이다. 전체 금액으로 보면 우리나라 돈 2조2천억원 배상액 중 약 7천억원을 647 특허로 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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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오는 28일 남은 1시간의 증인신문 기회에 제피 교수를 다시 한 번 증인석에 세운다. 647 특허 무력화를 위해 총력을 쏟아낼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 측 변호인은 애플 측의 배상 요구액에 대해 ‘심한 과장’이며 배심원단의 지적 수준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