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재단이 중소 모바일 게임사들을 돕고자 진행 중인 ‘힘내라 게임인상’이 시범 기간을 마치고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 동안 여러 시행착오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이제 힘내라 게임인상은 열정과 재능은 넘치지만 자금력과 네트워크가 부족한 중소 게임사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이에 게임인재단의 남궁훈 이사장와 이시우 사무국장은 만나 힘내라 게임인상의 성과와 계획, 그리고 재단이 추진 중인 3D 프린팅 사업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올해 초부터 진행된 힘내라 게임인상에는 1회 ‘도망가메리’(스튜디오알), ‘윙또’(쿠키소프트)를 비롯해 2회 ‘저승사자’(눈보라), 3회 ‘꼬모의모험’(5민랩)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중 윙또는 5월 카카오톡 플랫폼에 출시될 예정이며, 6·7월경 저승사자와 도망가메리 등이 오픈될 계획이다.
게임인재단의 자금 지원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한 서비스 및 컨설팅에 수상작들이 실제 출시로까지 이어지는 것. 이시우 사무국장은 이 같은 성과에 뿌듯해 하며, 중소게임사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1회 때는 얼마나 많이 지원할까 고민했는데 굉장히 많이 지원해주시더라고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중소 개발사가 많다는 것에 놀랐죠. 게임사들이 더 나아가야 하나 고민할 시점에 수상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고 게임을 본격적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해요.”
수상의 기쁨으로 웃는 이가 있으면, 반대로 탈락한 이들의 아픔도 있기 마련. 남궁훈 이사장은 앞으로 게임인상에 지원하게 될, 또는 아쉽게 탈락하게 될 회사들에게 “꾸준히 지원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심사비용도 없고, 지원 절차가 까다롭지 않다는 이유였다.
“심사에 떨어진 회사의 불만 중 하나가 우리는 프로토타입 수준인데, 완성작들과 비교하는 건 너무하다는 거예요. 감안해달라는 거죠. 하지만 이것까지 감안해서 심사하긴 현실적으로 힘들어요. 매회 차에 지원 가능하고 심사비용 없는 장점을 잘 활용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시우 사무국장 역시 같은 생각이다. 꾸준한 지원을 통해 게임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또 안전한 개발 환경을 보여줌으로써 수상 가능성을 높여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힘내라 게임인상이 탄생한 배경에는 남궁훈 이사장의 옛 경험이 숨겨져 있다. 그는 한게임 창업 시절 정부로부터 받은 수상 지원금이 큰 힘이 됐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 때 받은 감동과 고마움을 후배들에게 보답하겠다는 뜻이 현재 게임인상이 됐다.
“당시 지원금 600만원을 받았는데, 당시 한게임 회사 규모에선 귀하고 컸던 돈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감을 갖고 회사의 영속성을 가져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품었던 계기가 됐습니다. 이게 결국 한게임의 성공으로 이어졌잖아요. 그 때의 감동을 지금도 잊지 못해요.”
힘내라 게임인상은 4회부터 본격 운영된다. 시범 기간 주어졌던 500만원 상금은 1천만원으로 높아지고 접수 및 심사 기간이 기존 한 달에서 두 달로 늘어난다. 또 장학금 지원 고등학교의 학생들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하는 가산점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카카오톡 게임하기 무심사 입점, 와이디온라인 고객센터 지원, 인기 게임들과의 프로모션 등은 기존대로 계속된다.
게임인재단에게도 고민은 있다. 바로 재단이 계속 운영될 수 있는 기금 부문이다. 현재 22억원의 재단 기금은 대부분 위메이드의 지원으로 꾸려졌지만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생겨난 것이 3D 프린팅 사업이다. 현재 게임인재단은 성남시 판교역 인근에 3D 체험관을 오픈하고, 조만간 학원 형태로도 운영해 수익을 발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게임인재들이 그 누구보다 재능과 끼가 넘치므로 이제 막 걸음마 단계인 3D 프린팅 산업을 선도해 나가자는 남궁훈 대표의 의지도 담겨 있다.
“아직까지는 탐색기간인 것 같아요. 추후 게임회사라면 어느 정도 3D 프린터 한두 대씩 회사에 놓고 적용 범위를 고민해보지 않을까요. 게임 캐릭터를 직접 찍어내 눈으로 보면서 고민하는 픽사처럼요. PC방의 경우 이용자들의 게임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어떤 수익 모델이 될 수도 있겠고요. 물론 지금보다 프린터 성능이 향상되고 가격이 낮아진다는 전제에서요.”
앞으로 게임인재단은 30인 이하 중소 게임사들과 함께 성장하는 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다. 게임산업 전체를 대변하는 것보다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중소 게임사들을 잘 키워, 이들이 메이저 회사가 되면 거꾸로 재단을 돕는 선순환 구조를 꿈꾸고 있다.
이시우 사무국장은 재단이 갖고 있는 인적 자원을 활용해 중소 개발사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겠다는 ‘착한’ 생각을 말했다. 또 남궁훈 이사장은 어려운 곳들이 재단에 되레 더 많은 도움을 주는 것에 고마움을 표하며, 어디에 기대기보다 개인의 노력으로 재단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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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남궁훈 이사장은 지금의 재단을 함께 꾸려준 이사진들과, 특히나 기금 마련을 위해 게임 수익 중 일부를 기부하기로 한 정욱 넵튠 대표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그리고 이사진들이 게임인재단 참여 이후 회사가 번창하더라는 ‘깨알 같은’ 자랑도 남겼다.
“재단 이사진들에게 너무 감사하죠. 힘내라 게임인상이 큰 힘을 갖게 해준 건 이사진들과 재능기부 회사들이에요. 본인도 부족한데 도와준 정욱 대표는 더욱 특별하고요. 신기한 건 이사진으로 참여한 회사들이 다 잘 돼요.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 마음골프, 케이큐브벤처스들이 말이죠. 이들이 또 잘 돼서 자리 잡으면 재단에 또 큰 도움을 주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