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는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을 보고 ‘돈키호테’를 떠올린다. 국내 게임산업에 가해지는 각종 규제와 편견에 무모해보일 만큼 제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돈키호테가 과거 유럽의 종교 의식과 봉건주의를 풍자하는 역할을 했듯 남궁 대표 역시 21세기 한국이 처한 게임에 대한 ‘쓸 데 없는’ 탄압과 굴레에 맞서 전진하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그가 지난해 만든 ‘게임인재단’은 실눈을 뜨고 있는 정부와 사회로부터 게임인들을 지켜내기 위한 일종의 성이다. 될성부른 중소 게임사들에게 개발비를 지원하고, 자라나는 게임 인재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함으로써 게임산업의 뿌리를 든든히 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물론 성주는 남궁훈 이사장이다.
도대체 왜 그가 이렇게 국내 게임산업을 대변하고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맡게 됐을까. 더 많은 영향력과 자금을 쥐고 있는 대형 게임사 대표들도 가만있는데 말이다.
이에 남궁훈 대표는 한게임 창업 시절 겪은 한 사연을 소개하는 것으로 답을 했다. 사고로 몸이 마비된 동생이 한게임을 통해 우울증을 이겨냈다는 희망적인 얘기였다.
“이 사건이 지금까지 게임업계에 있게 해준 큰 힘이 됐어요. 어떤 가족에게 웃음을 찾아주고, 움직이지 않던 사람을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했다는 것에 감동을 느꼈죠. 직업윤리 차원에서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게 중요한 데 이런 걸 갖고 게임인들이 일 해줬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현실은 한국에서 게임을 만들고, 또 즐기는 일은 뭔가 죄를 짓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일부의 얘기지만 정치인들은 게임을 마약이라 하고, 언론은 게임중독 때문에 살인이 일어났다고 큰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너무나 당연한 듯 받아들여지고 있다.
“요즘은 모든 문제를 게임에 다 뒤집어씌우고 있으니 자랑스럽게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부터 영향을 받고 있고요. 후배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사회적으로 의사소통 하지 못한 잘못과 책임이 선배들에게 있는 거죠.”
최근에는 생후 28개월 된 아들을 게임에 중독된 아버지가 잔인하게 살해한 보도가 온 사회를 술렁이게 했다. 사건을 조사한 담당 경찰마저 게임을 포함한 가정사와 생활고 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얽힌 범행이라 했지만 일부 언론들은 늘 그래왔듯 게임 탓으로 돌렸다.
“학부모들 얘기를 들어보면 내 아이는 착한데 친구를 잘못 만나서라고 하잖아요. 결국 다들 서로 친구인데 죄진 사람은 없는 거죠. 게임이 바로 그 나쁜 친구의 역할이 된 건데, 논리적으로 풀 수 없는 것 같아요. 대학교도 종교라는 말이 있듯, 모든 논리가 통할 수 없는 거죠.”
사회 분위기상 게임에 대한 안 좋은 인식들이 만연하고, 그리고 종사자들에 대한 심리적인 억압과 편견들이 넘쳐나지만 남궁 대표는 이들에게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부자는 3대 때부터 티가 난다는 말이 있잖아요. 한국이 PC 온라인 게임 종주국 시절 때 한국은 부모 없이 개천에서 용 난 경우여서 해외 시장에서 인정을 안 해줬어요. 그런데 모바일 게임은 달라요. PC 온라인 게임과 부분유료화 모델 원조라는 든든한 역사를 갖고 세계 무대에 선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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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남궁훈 대표는 한국 게임산업의 성장성에 강한 자신감과 가능성을 힘주어 말했다. 연장선에서 게임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게임의 요소들이 여러 산업의 비즈니스에 적용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는 ‘게이미피케이션’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는 관점이었다.
“지금 인터넷을 모르고 사회생활을 할 수 없듯, 게임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앞서가는 아이디어와 사고를 할 수 없는 시대가 올 거예요. 게임도 교육의 일부로서 공부해야 하는 거죠. 미래 산업에는 게임적인 요소들이 산업 곳곳에 활용되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이해 없이 일 하기 힘든 날이 분명 옵니다.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 우리나라 게임이 탁월하다는 사실에 추호의 의심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