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재단, 韓 ‘3D 프린팅’ 새 역사 쓴다

24일 판교 ‘3DP 체험관’ 오픈

일반입력 :2014/03/21 11:17    수정: 2014/03/21 11:17

TV와 인터넷을 보면 ‘3D 프린팅’ 관련 소식이 적잖게 들려온다.

총기는 물론 인공심장까지 3D 프린터로 만드는 믿기 힘든 현실이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도래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이렇다 할 소식이나 결과물이 없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게임인재단이 3D 프린팅 사업에 본격적인 첫 발을 디뎠다. 판교에 ‘3DP 체험관’을 오픈, 오는 24일부터 3D 프린팅 노하우를 공유하고 직접 3D 프린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조만간 게임인재단 3D랩은 이곳에 3D 프린팅 학원도 열어 수강생을 받고 3D 프린팅 이론과 실습 등의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먼 미래에는 3D 프린터 구입을 희망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용도에 적합한 기기를 찾아주고 구매 대행해주는 컨설팅 역할도 구상 중이다.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서건타워에 위치한 게임인재단 3DP 체험관에는 현재 총 3대의 3D 프린터가 있다. 플라스틱 줄을 녹여 쌓아 만드는 적층식 저가형 기기(메이커봇 리플리케이커) 2대와, 색상까지 정교하게 입혀주는 고급 분말형 기기(프로젯 460 플러스) 1대가 있다.

이곳에 방문하면 모니터로만 보던 3D 프린팅 결과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또 각 기기의 특성에 따라 얼마나 결과물이 다르게 제작되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학원이 개설된 뒤 수강생들은 직접 3D 모델링 데이터를 갖고 3D 프린팅 작업도 직접해볼 수 있게 된다.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과 구상권 3D랩장이 주축이 돼서 운영될 3DP 체험관은 그 누구보다 3D 그래픽에 강한 인력들이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게임인들이 3D 프린팅 산업을 키우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일뿐더러, 게임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구상권 3D랩장은 게임 속 캐릭터를 창작하는 데 있어 모니터 안에서만 보는 것과,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캐릭터를 보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물을 돌려보고 살펴보는 과정을 거칠 경우 더욱 정교한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블리자드와 픽사 같은 외국 대형 회사들은 3D 프린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나아가 3D 프린팅 산업은 게임사들의 캐릭터 사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만약 위메이드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아크스피어’가 글로벌 시장에서 히트를 칠 경우를 가정해본다면 피규어 사업을 광범위하게 추진해볼 수 있다.

과거의 경우라면 중국의 한 공장에서 만들어진 피규어가 각 국가별 유통경로와 세관을 거쳐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판매됐겠지만, 근 미래에는 3D 모델 데이터만 있으면 전세계 3D 프린터가 있는 곳 어디에서든 바로 찍어낼 수 있다. 이를 가리켜 남궁 이사장은 ‘물체의 순간 이동’이라고 정의 내렸다.

게임인재단 3DP 체험관은 앞으로 게임인들에게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개방된다. 게임 등 IT관련 종사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명함 또는 사원증만 제시하면 쉽게 출입할 수 있다. 예약도 필요 없다. 판교역 인근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기도 쉽다.

게임인재단 3DP 체험관은 앞서 언급했듯 구상권 3D랩장을 중심으로 학원 운영을 위한 커리큘럼을 정립한 뒤, 정식 학원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더 다양한 3D 프린터와 스캐너 구입 계획도 있다. 나아가 3D 프린터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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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권 3D랩장은 “게임 개발 인력의 30%가 그래픽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면서 “게임 분야가 발전하면서 여러 가지 새 플랫폼이 등장했고 모바일 이후 무엇이 될까를 고민했을 때 3D 프린팅이 떠올랐고 그 누구보다 게임인들이 적합한 인재라는 사실에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옛날 프린터처럼 3D 프린터가 각 가정마다 보급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누구나 쉽게 프린팅 전문점인 킨코스에 가서 인쇄물을 출력하는 것처럼 머지않은 시점에는 3D 프린팅 산업 역시 킨코스 형태와 유사하게 대중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