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황제'와 '빅블루'가 두 손 맞잡나

구글 데이터센터에 IBM파워칩 투입할 지 주목

일반입력 :2014/04/28 07:23    수정: 2014/04/28 09:44

황치규 기자

'검색황제' 구글과 빅블루 IBM의 컴퓨팅 동맹이 성사될 수 있을까?

파워칩을 앞세워 서버 시장에서 인텔 x86 프로세서와 맞장을 뜨려는 IBM이 확실한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 앞으로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구글이 IBM 파워칩 확산 시나리오에서 나름 의미있는 역할을 할 것 같다는 뉘앙스가 진하게 풍긴다. 구글이 거대 규모를 자랑하는 자사 데이터센터들에 IBM 파워칩을 투입할 것인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구글 데이터센터는 대부분 인텔이나 AMD가 제공하는 x86프로세서 위주로 돌아간다. 구글이 쓰는 x86칩 물량은 거물급 서버 업체들과 맞먹을 수준이 됐다.

2012년 인텔의 다이언 브라이언트 부사장은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자사 5대 고객중 외부 판매가 아닌 내부용으로 쓰기 위해 서버를 만드는 회사도 하나 포함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구글일 것이란 해석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 파워칩에 힘을 실어줄 경우 인텔로선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구글은 지금 IBM이 주도하는 파워칩 동맹 네트워크인 오픈파워재단에 가입해 있다.

IBM은 지난해 파워칩 디자인을 다양한 회사들에 라이선스하기 위애 오픈파워컨소시엄을 결성한다고 발표했다. 컨소시엄은 이제 재단이 됐다. 구글외에 엔비디아, 타이안, 멜라녹스, 삼성전자 등이 재단 플래티넘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업체는 IBM이 최근 발표한 파워8 프로세서 아키텍처 디지인을 활용해 독자적으로 칩이나 하드웨어를 만들 수 있게 된다. IBM은 프로세서 아키텍처 디자인을 공개하는 방법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프로세서 시장을 제패한 ARM 스타일을 갖고 승부를 보려는 모습이다.

오픈파워 전략을 통해 IBM이 얻고자 하는건 리눅스용 서버 시장에서 인텔의 확실한 대안이 되는 것이다. 톰 로사밀리아 IBM 부사장은 파워칩을 인텔 프로세서의 대안으로 키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픈파워재단 플래티넘 멤버들 중 파워칩을 갖고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나선 회사는 아직 드물다. 대만 타이안이 파워칩을 활용한 조립형 서버인 화이트박스를 선보인다고 밝힌 정도다.

파워칩 활용에 대한 구글의 시나리오도 아직 베일속이다.

그러나 구글은 IBM이 파워칩 동맹을 결성할 당시 자사 데에터센터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실용적인 옵션으로서의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구글 하드웨어 팀을 이끄는 고든 맥킨은 오픈파워 재단 의장도 맡았다. 정황상 '구글이 파워칩을 쓸 가능성이 있다, 없다'로 나눌 경우 '있다'쪽에 많은 표가 나올 분위기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이 파워칩을 도입할 경우, 크게 2가지 혜택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나는 최적화다. 구글은 직접 제작한 서버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관련 기술을 이것저것 뜯어고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픈파워재단이 들고 나온 라이선스 규정은 구글 스타일이 친화적이다. 인텔이 지적 재산권을 다루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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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협상력이다. 메인프레임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기업들은 IBM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히타치같은 회사들을 적극 활용했다. 파워칩도 유사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워칩에 다리를 걸쳤다는 것만으로도 인텔을 상대로한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IBM은 '파워8'과 새로운 파워 시스템 제품을 공개하면서 인텔과 x86 진영은 물론 오픈소스 하둡 진영에도 선전포고를 날렸다. 파워8 프로세서를 통해 인텔칩의 확실한 경쟁상대로 포지셔닝하려는 IBM의 행보는 더욱 구체화됐다. IBM은 앞으로 이를 위한 파트너십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의 빅딜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