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소비자 시장에 이어 기업 시장에서도 하드웨어(HW)와 클라우드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차별화된 요소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MS가 클라우드 '애저'와 연결해 쓰는 스토리지 어플라이언스 '스토어심플'의 목표 시장을 구체화하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MS의 표현을 빌리면 '디바이스와 서비스' 중심 전략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영역까지 확대된 모습이다.
25일 김경윤 한국MS 마케팅 총괄 상무는 애저 기반 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스토어심플 스토리지가 아마존웹서비스(AWS)같은 업체와 손잡고 스토리지를 판매하는 전문업체의 모델보다 장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MS는 기업용 클라우드서비스 시장에서 AWS와 맞붙고 있다. 과거 AWS는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만을 제공했지만 이제는 기업들이 기존 인프라에서 부족한 컴퓨팅 서버 자원이나 스토리지 공간만 따로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형태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MS 애저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전략이다.
MS의 스토어심플은 이런 경쟁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는 제품으로 묘사된다. MS의 스토어심플 사업 전략은 간단하다. 윈도서버와 애저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에서 기업 사용자의 메인(1계층) 스토리지를 제외한 나머지 스토리지 인프라를 다 스토어심플로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 스토어심플은 자체 저장공간을 갖춘 아카이빙 스토리지 역할을 맡고, 스토어심플이 연동되는 MS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가 백업, 테이프라이브러리, 재해복구(DR), 오프사이트 백업 기능과 저장공간을 제공한다. 고가용성(HA) 구성도 가능하다. 기업들은 1계층 스토리지를 제외한 기존 인프라를 간소화할 수 있게 된다.
각 지역마다 퍼블릭 클라우드의 사용 시나리오를 제한하는 규제가 제각각이란 사실은 1계층 스토리지를 대체할 수 없는 배경 가운데 하나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회계장부나 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의 특정 기록과 같은 데이터는 법적으로 기업이 직접 운영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에 두게 돼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MS 스토어심플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송승호 부장은 주로 셰어포인트를 많이 쓰고 업무자료를 텍스트와 비정형 문서로 만드는 기존 고객사에 데이터를 보관하는 수단으로 제안하고 있었다며 클라우드로 넘어간 데이터의 접근 시간이나 DR 안정성은 사용자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송 부장에 따르면 국내서 MS의 홍콩 데이터센터로 넘어가는 데이터 저장시간이 1TB당 1시간 걸렸다. 그는 이론상 3배쯤 빠른 일본 도쿄 데이터센터의 경우 실사용시 2배 이상 빠를 것으로 추정했다. 언제가 될진 모르나 업계 예고된대로 한국 부산에 MS 데이터센터가 들어선다면 더 빨라질 수도 있겠다.
MS는 하이브리드 환경을 구성하려는 기업들에게 애저와 통합된 스토어심플을 제안하면서, 기능뿐아니라 가격이나 공급방식까지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과 잘 버무린 제품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우선 MS의 애저 클라우드 도입시 스토어심플이 백업 등을 간소화시키는 것과 달리, 타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존 인프라 운영을 효율화하는 데 별 역할을 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 스토어심플에 대한 MS 본사의 판매 정책은 미정이지만, MS가 물리적인 장비를 공급한다고 해서 반드시 기존 스토리지 업체들처럼 대당 단가를 매기고 유지보수료를 받는 형식을 취하리란 보장은 없다.
지난해 11월 MS 본사가 대기업용 볼륨라이선스 체계에 추가한 '서버&클라우드인롤먼트(SCE)'라는 옵션을 통해 이를 점칠 수 있다. SCE는 윈도서버, 시스템센터, SQL서버, 셰어포인트서버 등 프라이빗 환경과 애저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는 사용자의 라이선스를 단순화하고 할인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한국MS는 오는 6월말까지 애저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일정금액 이상 구매한 고객들에게 스토어심플 장비를 무상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최상위 모델 '7520'은 HDD 20TB, eMLC SSD 2TB를 품었고 압축과 중복제거를 통해 구현되는 40~100TB의 로컬 저장공간을 포함해 최대 500TB 용량을 지원한다.
김경윤 상무는 스토어심플은 HW 형태의 스토리지를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일반 장비처럼 도입 시점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사용하다보면 온라인의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계속 지출 비용을 줄이면서 쓸 수 있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물론 스토어심플 자체는 AWS같은 다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자들을 배척하지 않는다. 기업들은 AWS마켓플레이스에서 스토어심플 어플라이언스와의 연동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를 사면 MS 애저 클라우드처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계층화된 스토리지를 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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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S에 스토어심플로 6개월간 국내서 거둔 성과를 문의했지만 장비 댓수로 표현하긴 어렵고, 개별 사례도 아직 고객 동의를 받지 못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본사 회계연도 기준 1, 2분기 사이 미국서 전분기대비 3배 성장, 다른 지역은 5배 성장, 전세계 기준 4배 성장했고 국내 성장세도 세계 평균보다 높다고만 밝혔다.
한국MS는 지난 2012년 6월 애저 서비스를 정식 판매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10월말 스토어심플 어플라이언스를 출시했다. MS 본사가 스토어심플을 사들인지 거의 1년만이다. 당시 SW라이선스만 팔던 MS가 HW 업체를 사들였다는 소식보다는 그 역량을 어떻게 활용해 나갈지가 더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