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승부수 ‘스펀지’ 플랜…사용자 혜택은?

누적 기본료 70만원 넘으면 단말 잔여할부금 면제

일반입력 :2014/04/24 11:54    수정: 2014/04/24 20:58

정윤희 기자

KT가 오는 27일 영업재개를 앞두고 반격의 승부수를 던졌다. 약정 12개월 단축을 필두로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내세워 영업정지 기간 동안 빼앗긴 가입자를 되찾아오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들어 SK텔레콤-LG유플러스 위주로 전개됐던 시장 경쟁 상황에 변화가 올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KT는 영업재개와 동시에 누적 기본료 70만원 이상, 12개월 이상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약정기간을 최대 12개월 단축, 잔여할부금을 면제해주는 ‘스펀지’ 플랜을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해당 플랜은 기존 ‘2배 빠른 기변’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단기 프로모션이 아닌 정규 마케팅 프로그램이다. 고객은 남은 약정, 잔여 할부금, 중고폰 처리 등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다만 기존 고객이 아닌 영업재개 기간부터 새로 가입하는 고객이 기기변경을 하는 경우가 대상이다.

구체적으로는 가입 후 12개월이 지난 시점에 누적 기본료가 70만원 이상(부가세 제외)이고 기존 휴대폰을 반납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약정기간을 채우지 않아도 잔여 할부금 면제돼 최신폰으로 교체 가능하다.

예컨대 ‘완전무한 77’ 요금제를 쓸 경우, 약정할인이 적용된 기본료 5만9천원을 12개월동안 납부하면 70만8천원이 누적돼 잔여 할부금을 면제 받는다. 가장 일반적인 67 요금제를 쓸 경우에는 약정할인이 적용된 기본료 5만1천원을 납부, 14개월 만에 ‘스펀지’ 플랜 적용대상이 된다.

남규택 KT 마케팅부문장 부사장은 “영업재개를 대비해 선보인 몇가지 마케팅 프로그램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고객들이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때 불편했던 사항들을 덜어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고객의 단말기 잔여할부금을 떠안는 대신 반납한 중고폰을 재활용해 회사의 재무적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박현진 KT 마케팅전략본부 상무는 “회수된 중고폰은 2~3만원만 들이면 재활용 가능해 수출을 할 수도 있고 저렴한 중고폰으로 다시 내놓을 수 있다”며 “고객은 합리적으로 기존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동시에 회사는 단말기 잔여할부금을 떠안더라도 재무적으로 큰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오는 6월까지 포인트 차감 없이 무료 혜택을 강화한 ‘전무후무’ 멤버십을 운영하고, 내달 1일 영상‧음악 등 주요 서비스만 모아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알짜팩’을 출시한다. 여기에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기가 와이파이(Giga Wi-Fi)’ 제공, KDB 대우증권 제휴를 통한 통신비 지원 등을 제공한다.

다음은 남규택 마케팅부문장 부사장, 박현진 마케팅전략본부 상무와의 질의응답이다.

- ‘스펀지’ 플랜도 과거 2배 프로모션처럼 기간이 정해져있나

“전무후무 멤버십 프로그램만 6월 말로 돼있고, 나머지는 기한을 정해놓지 않았다.”

- ‘스펀지’ 플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자체 고객 조사를 해보니 단말기 교체가 가장 큰 이슈다. 국내서 평소 신규폰은 2천만대 정도 생산된다. 그런데 대부분 하루에 5시간 이상 휴대폰을 만지다보니 교체하고 싶어하는 니즈가 많다. 교체하려고 보니 24개월 약정에 따른 잔여할부금 문제나 중고폰 처리 등이 걸렸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스펀지 플랜이 완전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는 기존의 ‘2배 빠른 기변’의 일종이다. 프로그램을 좀 더 정교하게 만들었다.”

“글로벌 사례에서는 T모바일 ‘점프’, 버라이즌 ‘엣지’ 등이 ‘스펀지’ 플랜과 유사한 형태다. 미국의 경우 단말기 할부금의 절반 이상을 소모하고 같은 통신사에서 기변을 하면 잔여할부금을 면제해주는 식이다. 저희는 여러 가지를 시뮬레이션하고 적정가치를 산정한 결과 누적기본료 70만원으로 설정했다. 기존 77요금제, 요금할인을 받으면 6만1천원인데 이것을 12개월 쓰면 72~73만원 정도 나오기 때문에 잔여할부금 면제되는 식이다.”

“저희는 중고 단말기를 흡수해 중고폰 사업을 할 수 있다. 단말기 잔여 할부금을 KT가 떠안는 대신 중고폰을 수출하거나 재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회수된 중고폰은 2~3만원만 들이면 재활용 가능하다. 수출도 할 수 있고 재활용을 통해 저렴한 중고폰으로 다시 내놓을 수도 있다. 고객은 합리적으로 기존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회사는 큰 돈 들이지 않고 중고폰을 재활용하는 것이다. 고객들에게는 충분한 혜택을 주는 동시에 회사는 재무적으로 큰 부담이 없다.”

“지난 211대란 등의 사례로 판단하기에는 번호이동(MNP) 시장에서 통신사들이 경쟁을 하면서, 고객들은 지금 당장 휴대폰을 바꿀 생각이 없어도 싸니까 안 바꿔도 될 폰을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스펀지’ 플랜으로 고객은 자신의 소비 사이클에 맞게끔 단말기를 교체할 수 있다.”

- 고객이 누적 기본료 70만원 달성 시점을 어떻게 알 수 있나

“고객별로 해당하는 시점에 전산상에서 관리해 KT가 알려드릴 계획이다.”

- 불법보조금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가입 시점에서는 불법보조금 아니다. 다만 고객이 1년 후에 단말기를 교체했을 때 불법 보조금이냐 아니냐 이슈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잔여 할부금을 중고폰 가치로 보면 1년 후 중고폰 가치는 출고가의 30% 수준이다. 86만원대 갤럭시S5의 경우 1년 후 잔여 할부금이 약 43만원이다. 중고폰 가치 30%를 적용한 금액은 26만원인데, 43만원에서 26만원을 뺀 17만원은 보조금 성격이 맞다. 그러나 이는 현행법 테두리 안에 있고, 그 안에서 운용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1년 후 현재 우리나라 규정된 법 테두리 안에서 집행할 계획이기 때문에 발생하지 않은 일로 불법이라고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클레임이라고 본다.”

- 최대 효과를(약정 12개월) 누리려면 77요금제 이상을 써야하는데, 가입자 비중은

“경쟁사 비교되는 이슈라 조심스럽다. KT뿐만 아니라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 평균적으로 77요금제 이상 가입자가 25% 내외 정도에서 왔다 갔다 한다.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67요금제의 경우 요금할인을 적용하면 5만1천원이라 누적 기본료 70만원을 달성하는데 14개월이 걸린다. 67요금제 이상 가입자는 약 70% 이상으로 보고 있다.

- 요금제나 단말기 출고가가 올라가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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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아니다. 저희가 ‘스펀지’ 플랜에 붙인 조건은 두 가지다. 12개월 이상 사용, 누적 기본료 70만원 이상. KT가 비싼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이것만 해당된다고 하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이미 나와 있는 요금제를 토대로 하는 것이다. 기존의 모든 요금제, 할부금은 그대로 있는데 이 제도만 살짝 얹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휴대폰 하나는 90~100만원짜리를 쓰는데 통신요금 70만원에 너무 비싸다고 하면….”

“그리고 ‘스펀지’ 플랜은 오히려 단말기 할부금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단말기 출고가가 높을수록 나중에 회사가 떠안아야 되는 출고가와 중고가의 차액이 커진다. 향후 단말기 출고가는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고 갤럭시S5가 86만원대로 나온 것이 그 시그널이다. 가격이 낮아지면 회사는 합리적으로 운용할 여력이 생긴다. 저희가 이 프로그램을 단말기마다 선택 적용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고 모든 단말기에 적용한다. 향후에도 출고가를 떨어뜨리는 단말기를 중심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