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에 안테나…사이보그된 예술가

일반입력 :2014/04/15 11:16    수정: 2014/04/15 13:57

이재구 기자

머리에 안테나를 심어 스스로 사이보그가 된 사나이가 등장해 화제다. 흑백만 볼 수 있는 색맹인 그는 안테나 소리로 컬러를 구분할 수 있다.

씨넷은 14일(현지시간) 머리에 안테나를 이식해 블루투스,와이파이 통신을 통해 다양한 컬러를 인식하고 있는 사이보그 예술가의 사연을 소개했다.

닐 하비슨이라는 올해 31세인 이 예술가는 흑백색맹(achromatopsia)이어서 컬러를 인식하지 못해 왔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보그(eyeborg)’란 이름의 안테나를 자신의 머리 뒤편에 심었다. 그는 지난 해 12월 새로이 안테나를 심었다. 이 안테나는 지난 2004년 한차례 심었던 안테나와 달리 뭔가에 닿으면 촉각을 느끼게 해 준다.

그는 머리뼈 뒷부분에는 잭 역할을 하는 3개의 구멍을 뚫렸다. 하나는 오디오입력, 다른 하나는 아이보그 안테나 이식용, 세 번째는 여분의 구멍이다. 이후 안테나는 그의 주변 색깔을 소리로 변환시켜 그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제 그는 소리로 자신이 보던 흑백세상 속 색깔이 실제로는 어떤 색깔인지 소리로 구분할 수 있게 됐다. 그에게 소리로 색깔을 구분하는 일은 눈으로 색을 구별하는 사람들 만큼 익숙하다.

하비슨은 지난 해 12월 수술을 통해 10년 전 심었던 안테나를 좀 더 자신의 머릿속 깊숙이 심었다. 이 안테나는 안테나를 통해 360가지의 다른 색깔을 구별해 내고 이를 머리뼈에 소리로 전달해 준다. 자외선과 적외선까지도 구분해 준다.

아이보그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통신과 연계돼 있다. 그의 친구들은 스마트폰앱을 이용해 사진을 그의 눈이 아닌 안테나로 직접 보내 줄 수도 있다. 게다가 이 안테나는 하비슨을 다른 모바일기기 또는 인터넷과 접속해 전세계 어느 곳에 있는 컬러라도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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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하비슨은 스페인 발렌시아뇌센터에서 뇌구조변형성(neuroplasticity)변화를 확인한 결과 그의 뇌가 일반인과 다르게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에 따르면 의사들이 뇌를 스캔해 본 결과 뇌가 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고 말해 주었다. 그는 “흑백색맹이 결코 장애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면서 “인간의 감각을 사이버네틱스로 확장한다면 우리의 감각과 지각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씨넷은 닐 하비슨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사이보그재단의 도움을 받아 전세계지진의 진동을 느끼는 사이보그 무용가 문 리바스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녀의 팔꿈치는 인터넷으로 전세계 지진연구소와 연계돼 있다. 팔꿈치의 센서는 진도1 이상인 전세계 지진의 진동을 8~12분 간격으로 통해 느낀다. 그녀는 지구내부의 움직임을 팔꿈치로 느끼면서 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