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미국)=임민철 기자>IBM이 들으면 불편할 수 있겠으나 IT업계에는 메인프레임이 한물간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있다. 클라우드와 스마트폰의 시대, 메인프레임이 파고들 공간은 크지 않다는 논리가 기정사실로 통하는게 사실이다. 개방형 IT시대와 메인프레임은 어딘가 닫혀진 이미지로 비춰진다.
개발자들도 마찬가지다.
자바 세대의 개발자에게 메인프레임은 유닉스와 x86서버보다 불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메인프레임용 소프트웨어(SW) 개발은 주춤하고 있고, 메인프레임으로 먹고 사는 개발자나 엔지니어가 줄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메인프레임은 대단히 비싸다는 인식의 뿌리도 깊다.
하지만 IBM은 이같은 인식에 대해 '미신(myth)'이라고 반박한다.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2000년대 후반에도 메인프레임 독립SW개발사(ISV)와 애플리케이션 숫자가 증가해왔고 국내외 관련 지식을 교육하는 대학(교) 등과의 산학협력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한다.
IBM은 메인프레임이 여전히 현역일 뿐아니라 다른 기술 플랫폼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는 주장도 펼친다. 이런 가운데, IBM은 메인프레임 상용화 50년을 맞아 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메인프레임이 산업에 불러올 미래 50년을 슬로건으로 던졌다.
IBM이 메인프레임 50주년 기념 행사장에서 무엇을 선보일지 아직은 미지수다. '신제품 발표' 가능성만 놓고 보면, 2년전 선보인 메인프레임 '시스템 z엔터프라이즈EC12(zEC12)'의 후속판 출시가 짐작될 따름이다.
IBM은 행사에 초청한 미디어들에게 뉴욕주 포킵시 IBM연구소와 요크타운하이츠에 있는 IBM왓슨연구소에도 방문케 할 예정이다. 포킵시 연구소 방문은 IBM의 메인프레임 기술 설계, 개발, 생산과 관련된 활동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왓슨연구소에서는 그 인지컴퓨팅의 역량과 비전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상 메인프레임 기술을 개방해 학생들의 개발 역량을 경쟁케 하고 수상실적과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성과도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메인프레임에 대한 미신을 뒤집고 새로운 50년의 청사진을 보여주기에는 충분치 않아 보일 수도 있다. 국내외에서 메인프레임이 성장하는 사업인지, 경쟁 플랫폼에 뒤지지 않을 만큼 솔루션 파트너와 독립소프트웨어벤더(ISV) 규모 그리고 기술인력 유입과 고객사례 확보가 활발한지 확인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시장에 메인프레임을 지원할 수 있는 외부 파트너와 개발자 확보 등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돼 있는지,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성장하는 추세인지 알리는 것이다.
신규 개발자를 배려한 메인프레임 변화를 알리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메인프레임은 단순히 생소하고 폐쇄적인 시스템이라 기피된 게 아니라 실제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개발자를 확보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크다. 개발자, 전문 관리자를 위한 경력 지원 로드맵과 장기적인 기술 개발 계획이 공유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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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젊은 개발자들을 메인프레임 생태계로 끌어들이는데 자신감을 보인다. 메인프레임 50주년을 기념해 학생들을 상대로 '왕중왕전' 성격의 개발자 대회도 열고 있다. IBM의 청사진대로 50살의 메인프레임은 20대의 젊은 개발자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할수 있을까?
'빅블루' IBM의 비전과 IT업계에 뿌리박힌 고정관념간 흥미로운 힘겨루기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