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무제한 요금경쟁, 가계통신비 내려갈까?

새 요금제 가입자 늘 경우 통신사만 이익 볼 듯

일반입력 :2014/04/02 17:44    수정: 2014/04/03 07:53

“소비자들에게 요금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LG유플러스를 필두로 SK텔레콤, KT 등 이통 3사가 2일 새로운 LTE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다. 기존 LTE 무제한 요금제보다 저렴하면서도 데이터 용량은 늘어나고 부가서비스 혜택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 골자다.

고가 요금제를 쓰고 있는 이용자들이 해당 요금제로 바꾸게 될 경우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폭증하는 데이터 수요에 맞춰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선택의 폭과 혜택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또 최근 영업정지 사태를 야기한 불법 보조금 경쟁이 아닌 서비스와 요금 경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금 10만원 내는 고객이라면 실 부담금 6만원으로 무제한을 쓸 수 있는데 왜 안 바꾸겠냐”며 “이 요금제로 연간 1천5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되고 네트워크 투자도 늘어나기 때문에 매출이나 영업이익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요금제인데?

이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요금제는 크게 ‘LTE전국민 무한 75+안심옵션(8GB)/85(12GB)/100(16GB)’ 등 3종과 ‘LTE8 무한대 80/85(이상 무제한)’ 2종이다.

SK텔레콤의 요금제는 2년 약정 시 실 부담금이 6만1천250원, 6만5천원, 7만6천원으로 할인되며 데이터는 모두 소진해도 매일 2GB씩 추가 데이터가 제공된다.

LG유플러스는 모두 데이터가 무제한으로 제공되며 2년 약정 시 6만2천원과 6만7천원에 이용 가능하다.

여기에 SK텔레콤은 ‘B tv 모바일’, ‘멜론 모바일 스트리밍 클럽’ 등의 부가서비스가, LG유플러스는 LTE8 무한대 85의 경우에 모바일TV인 ‘U+HDTV’, 클라우드 등 8종의 부가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8~10만원대의 기존 LTE 무제한 요금제를 6만1천250원~7만6천원에 이용할 수 있으며 각종 부가서비스까지 덤으로 얹어 준다는 것이다.

■이통사 매출 줄어드나

사업자들의 설명대로라면, 통신사의 매출은 줄어들고 소비자의 요금부담은 줄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될 가능성은 적다.

이 때문에 이상철 부회장도 당장 매출 감소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면서도 “이 요금제로 인해 더 많은 고객이 들어올 것이고 가입자가 증가하면 ARPU가 늘어나고 기본 매출이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09년 하반기 아이폰 출시 이후 이통 3사의 ARPU 변화를 보면 쉽게 예측 가능하다. 2010년 이후 이통3사의 가입자당 월 평균 매출(ARPU)은 매년 증가세를 나타냈다. 매년 음성과 문자메시지(SMS)의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의 폭발적 성장과 더불어 데이터 수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당 기간 동안 이통사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초당요금제 도입, 기본료 인하, 가입비 단계적 폐지, 망내·외 음성무제한 등의 요금할인 조치를 취했음을 감안하면 데이터 매출의 성장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예상할 수 있다.

■가계통신비 진짜로 줄어들까

SK텔레콤은 이날 요금제 출시로 기존 LTE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 중인 ‘LTE전국민 무한 75+안심옵션/85/100’ 가입자 약 100만명, LG유플러스는 1월말 현재 약 240만명에 이르는 망내·외 음성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이날 요금제 출시로 직접적 혜택을 입는 가입자는 SK텔레콤의 경우 전체 2천750만(2월말 기준) 가입자 중 약 3.6%, LG유플러스는 1090만 가입자 중 22%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240만명에는 3만2천원, 4만2천원, 5만2천원을 지불하는 망내 음성무제한 가입자가 포함돼 있어 이 숫자는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두 사업자의 이 같은 무제한 요금제 출시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요금인하 효과와 편익을 줄지 미지수다. 오히려 월 실 부담액이 6~7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이용자들이 데이터 부족 등을 이유로 높은 요금제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의 요금인상을 유도하는 조치다.

실제로 지난 3년 새 이통3사는 1만1천원에 불과했던 표준요금을 스마트폰 요금제(4만5천원), LTE요금제(6만2천원) 등을 출시하며 ARPU를 늘려왔고, 이마저도 3G 무제한(5만5천원), LTE 무제한(9만5천원~13만원) 등으로 요금인상을 유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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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조치는 LTE 초기 과도하게 높게 책정했던 9만5천원~13만원 요금제를 6~7만원대에 형성시켜 ARPU를 높여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3G 무제한 요금제 출시 당시 4만5천원 요금제 가입자가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했지만 5만5천원으로 대거 이동했던 때와 판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