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 NSA한테 해킹당해왔다"

일반입력 :2014/03/24 10:30    수정: 2014/03/24 10:46

미국에 대한 중국발 해킹 혐의를 받아 온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오히려 미국 국가안보국(NSA)으로부터 해킹을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 22일 NSA가 화웨이 본사의 서버를 해킹해 회사 임원들의 통신을 도청하고 정보를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독일 슈피겔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2009년 '샷자이언트(Shotgiant)'라 불리는 NSA 도청 작전의 목표물이었다. 보도는 중국 정부와 ZTE같은 다른 기업도 그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화웨이에 대한 NSA의 해킹은 회사의 여러 제품에 대한 소스코드를 파헤치는 작업을 포함했다. NSA는 화웨이 통신장비가 최종 사용자를 감시할 수 있게 되는 취약점 공격 방법을 찾아내려 애썼다.

또 NSA는 화웨이의 전산망에 침투해 고객 명단과 엔지니어를 위한 내부 교육용 문건 1천400건 이상을 복사했다. NSA는 매우 많은 데이터에 접근했지만 그걸로 뭘 할지는 알지 못했다.

IT미디어 컴퓨터월드는 이번 소식은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미국 회사와 정부 기관을 상대로 첩보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중국 제조사 및 해커그룹과 공조한다는 미국측의 해묵은 주장의 연장선에 있다고 묘사했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지난 1970년대 PLA에서 일한 엔지니어였다는 점 때문에 미국은 화웨이가 제품에 백도어 탑재 등을 통해 중국 군 당국의 대외 첩보 활동을 돕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미국은 자국뿐아니라 우방국 시장에서 화웨이 퇴출 의지를 내비쳐 왔다.

지난해 말 월스트리트저널이 국내 LTE망 구축에 화웨이가 기지국 장비 업체로 참여한다는 소식에 동맹국간 통신 감청을 우려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소속 관료의 비공식 발언을 인용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화웨이를 직접 해킹해 위협요소를 추적하려 했던 NSA의 첩보 내용을 전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당초 화웨이 통신장비에 백도어가 탑재돼 있다는 미국의 의심을 뒷받침할만한 단서는 없었다.

IT미디어 기가옴은 화웨이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중국 군부와의 연결고리를 뒀다는 가정에 놓여 미국 시장에서 배척받아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에 대한 NSA의 해킹은 좀 꼴사납다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화웨이 측은 이와 관련된 코멘트 요청에 즉시 응하지 않았고, NSA측은 NSA의 활동은 첩보상의 필요에 따라 유효한 국외 첩보 목표에 대비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는 공식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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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A의 화웨이 해킹 활동은 과거 NSA와 중앙정보국(CIA) 전산업무를 맡았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기밀 문서에 담긴 내용을 통해 드러났다.

영국 미디어 가디언은 지난 2012년 10월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 보고서가 조명되면서 미국 정부 조직의 당황스러움이 커질 전망인데, 보고서에 '화웨이와 ZTE같은 다른 중국 통신관련 업체가 국가안보에 위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므로 미국 기업들은 이 회사들과의 비즈니스를 피하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