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이어 웨어러블(입는)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디자이너들이 맞붙었다. 특히 시계 부문 전쟁은 이미 달아오른 상황이다.
양사는 IT와 큰 관련이 없던 의류명품 디자이너들을 영입하고 패션업계와 협업을 강화하는 등 잇달아 디자인 이슈를 쏟아내고 있다.
■삼성 디자인팀 “패션, 또 패션”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갤럭시기어’에 이어 올해 2월 ‘삼성 기어2’, ‘기어 핏’ 등의 시계를 공개했다. 내달 11일 출시를 앞둔 제품들이다.
착용 제품이기에 다른 기기들보다 디자인에 특히 승부를 걸었다. ‘갤럭시기어’ 디자인에 대한 혹평을 신제품으로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제품들의 디자인 총괄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장동훈 부사장이다. 대화면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비롯한 삼성전자 대표 모바일 제품 디자인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지난해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잡지 패스트컴퍼니가 선정한 ‘가장 창조적인 인물’ 2위에 올랐고, 올해 6월에는 프랑스 칸 국제광고제에 한국인 심사위원 5명 중 1명으로 참여한다.
삼성전자가 지난 1993년 시작한 디자인 인재 육성 프로그램인 ‘삼성디자인멤버십’도 현재 장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삼성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연계한 디자인 및 마케팅, 세계 패션쇼에 기어 시리즈를 올리는 모습들은 이미 익숙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웨어러블을 주력 상품으로 삼으면서 패션과 맞는 IT 디자인에 대한 연구에 전보다 더 힘을 주고 있다”며 “체계적인 디자이너 육성과 패션업계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버버리+입셍로랑=아이워치?
애플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워치(가칭)’ 개발팀에 100여명에 달하는 디자이너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 영입 행보는 ‘광폭’ 수준이다. 안젤라 아렌츠 전 버버리 CEO와 폴 데네브 입셍로랑 전 CEO 등을 부사장으로 지난해 영입했다. 패션업계에서도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아이워치 성공을 위해 어떤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는 애플의 의지 표현이다.
애플 측은 “폴 데네브는 팀 쿡 CEO와 직접 소통하는 부사장이며, 특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 뿐만이 아니다. 나이키 웨어러블 ‘퓨얼밴드’를 디자인 한 벤 쉐퍼와 개발자 제이 블라닉이 지난해 애플에 합류했다.
쉐퍼는 퓨얼밴드를 만들기 전에도 IT 업계에까지 유명세를 알린 디자이너다. 나이키의 인체공학적 제품 디자인 진화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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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디자인의 상징인 조니 아이브 수석부사장은 쿡 CEO와 함께 ‘깜짝 놀랄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이들이 만든 아이워치가 대체 어떤 모습일지에 따라 업계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먼저 제품을 내놓아 디자인에 대한 호평과 혹평을 함께 받고 있는 삼성전자는 더 긴장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