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구글이 각자의 운영체제(OS)를 내세워 웨어러블 시장 선점에 나섰다. 초기 주도권을 잡으려면 상대를 짓눌러야 할 상황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보인 ‘삼성전자=기기 제조, 구글=OS 개발’의 협력 구조는 웨어러블에서 깨졌다. 자체 OS를 만든 삼성전자에 맞서 구글은 LG전자를 제조 우군으로 영입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구글의 손목 착용형 웨어러블 신작 여러 종이 올해 2분기 중 출시를 위해 대량 생산을 앞뒀다.
상대를 향한 선전포고는 삼성전자가 먼저 했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에서 공개한 웨어러블 기기 ‘기어2’에 구글 안드로이드가 아닌 자체 OS 타이젠을 넣었다.
홍원표 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는 타이젠 개발자 영입에 공격적으로 나선 상황. 웨어러블 시장 장악에 초점을 맞췄다.
또, 17일에는 기어2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자들이 만들 수 있도록 개발도구(SDK)를 전면 공개했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주도권을 갖겠다는 전략이다.
홍원표 삼성전자 사장은 “더욱 진화된 SDK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바로 몇 시간 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변형한 웨어러블 전용 OS ‘안드로이드웨어’와 SDK를 공개했다. 맞불 전략에 나선 모양새다.
안드로이드웨어 기기 제조 주축은 LG전자다. 안드로이드웨어 탑재 시계 ‘G워치’를 2분기 중 내놓겠다며 이미지 사진까지 공개했다.
애플의 ‘아이워치(가칭)’ 출시가 늦어진다면 구글의 지원을 받은 G워치가 삼성전자 웨어러블 사업의 최대 적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홀로 구글-LG전자 연합을 상대하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도 안드로이드웨어 협력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자체 타이젠 만큼 힘을 기울이기는 어렵다. 그간 구글과의 협력을 감안해 힘을 실어준 정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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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구글과 합작은 웨어러블 시장에서 LG전자의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ABI 리서치는 웨어러블 시장 규모가 작년 5천400만대에서 2019년 4억5천만대까지 늘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