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통신장애보상미흡” 소비자분쟁조정신청

일반입력 :2014/03/23 18:54    수정: 2014/03/24 07:24

정윤희 기자

소비자 시민단체들이 SK텔레콤의 통신장애 보상안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피해에 비해 보상액이 미약한데다, 아예 보상대상에서 제외된 이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통신소비자협동조합, 전국대리기사협회, 참여연대, 이동통신피해자연대 등 소비자 시민단체들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소비자원에 ‘소비자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고 제대로 된 보상과 사죄,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오후 6시부터 11시40분까지 SK텔레콤 가입자 확인 모듈(HLR)에 장애가 발생해 560만명에 달하는 SK텔레콤 고객이 통신장애를 겪었다. SK텔레콤은 하루 뒤인 21일 하성민 사장이 공식 사과하고 2천700만명에 달하는 전체 고객에게 하루치 요금을 감면하고, 피해 고객 560만명에게는 약관의 10배를 배상키로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SK텔레콤의 보상안이 ▲당일 대리기사 등 큰 피해를 겪은(하루 일당을 날린) 국민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될 수 없으며 ▲예상치 못한 낭패를 겪은 일부 피해 고객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될 수 없고 ▲SK텔레콤 가입자와 연락이 절실했던 KT, LG유플러스 고객의 피해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SK텔레콤은 지난 13일에도 한 차례 통신장애로 고객에게 불편을 주는 등 일주일 사이에 장애가 두 번이나 발생했다”며 “SK텔레콤이 내놓은 보상안은 직접 피해 고객의 경우 54요금제 기준 4천355원, 전체 가입자는 기본료 또는 월정액의 하루치 요금으로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리기사들이 가장 일을 많이 할 시간대인 6시부터 12시까지 거의 6시간 동안은 전업 대리기사나 능숙한 대리기사의 경우 10~12만원 안팎의 소득을 올릴 수 있고, 회사측에 내는 돈을 제하고도 6~8만원을 벌 수 있다”며 “4천355원을 보상한다는 것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 가입자뿐만 아니라 KT, LG유플러스 고객에 대한 보상방안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SK텔레콤 가입자뿐만 아니라 이들과 통화하려고 한 타통신사 고객들까지 큰 불편을 겪고 정신적, 물질적 손해를 보게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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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은 “단순히 통화를 못한 것에 대한 배상뿐만 아니라 각 개인마다 파생된 특별한 경제적, 정신적 손해는 매우 클 것”이라며 “이에 대한 고려나 보상책이 제시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소비자집단분쟁조정제도’는 50명 이상의 소비자가 동일 제품, 서비스로 피해를 봤을 때 분쟁 조정을 신청하는 제도다. 분쟁 조정 결과는 향후 동일한 피해상황에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확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