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솔루션 유통으로 유명한 다우기술이 자체 솔루션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룹웨어와 고객관계관리(CRM) 시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다우기술은 중견기업용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에서 공고한 위치를 지키고 있는 영림원소프트랩과 손을 잡았다. 영업적인 협력은 물론이고 두 회사 SW 간 호환성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기반으로 두 회사는 토털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패키지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사 협력은 이미 행동모드에 들어갔다. 영림원은 다우기술이 CRM와 그룹웨어를 알리기 위해 최근 개최한 '지속성장을 위한 기업혁신 방안 세미나'를 후원하고 한 세션을 맡아 자사 프로세스 기반 ERP를 소개했다.
다우기술 그룹웨어 '다우오피스'는 기업용SNS를 결합시켜 모바일환경에서도 실시간업무처리와 협업, 소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모든 기능들이 조직의 협업과 공유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다우기술은 오픈소스 프로그램인 슈가CRM 기반으로 역시 자체 개발한 CRM ‘스마트프로세스’도 소개했다.
영림원은 정부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사업으로 개발한 업무 프로세스 계획·실행·성과관리 솔루션'케이시스템 비즈업'을 소개했다. 영림원 ERP와 함께 사용하면 기업이 목표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고 한다.
다우기술은 그동안 외산 IT업체 솔루션을 판매하는, 유통이 주특기였다. 그러나 유통 중심의 비즈니스에 주력하는 업체들이 갖는 공통적인 고민은 공급 업체에 크게 의존하는 수익구조다. 국내 IT시장이 포화되다보니 외국 업체 제품 갖다가 팔아서 남는 마진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업체 제품을 국내 소개하고 판매하는 사업이 예전에는 마진이 좋았는데 지금은 아주 새로운 제품이 아니면 영업마진이 크게 줄었다며 자체 솔루션 사업이 당장 큰 수익이 되지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수익구조 개선이라는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다우기술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 정책이나 국내 시장 특성을 잘 반영할 수 있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분야는 국내SW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잘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 뿐이다.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쪽도 돌아가는 상황이 만만치는 않다. 대기업은 IT서비스 계열사가 있어 솔루션을 자체 구축하는 경우가 많을 뿐더러 국산 보다는 외산 솔루션 선호도가 높다.
중소중견 기업 시장은 국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도 크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선 호환성이 좋은 각종 비즈니스앱을 한번에 공급할 역량이 있는 업체가 유리해진다. 그렇지만 국내 업체가 모든 비즈니스 SW를 모두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 다우기술과 영림원간 제휴처럼 힘을 모아 통합 패키지 솔루션을 제공하자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이유다.
영림원은 ERP만 20년간 해온 회사로 800여 레퍼런스가 있을 만큼 중견기업 사이에서 안정된 기반을 갖췄다. 자체 솔루션 사업에 뛰어든 다우기술 입장에선 영림원은 좋은 영업파트너가 될 수 있다. 타겟 시장이 같으면서 제품은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다우기술 그룹웨어와 CRM은 영림원 ERP와 인터페이스를 맞춰 출시됐다. 영림원 ERP사용자라면 쉽게 다우 그룹웨어와 연동시킬 수 있다.
다우기술 관계자는 영림원 ERP API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페이스를 쉽게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룹웨어를 비롯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사업으로 2017년까지 500억 정도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건 아니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도움이 많이 될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영림원 입장에서도 다우와의 제휴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우는 연매출 2천억원에 직원도 500여명이나 되는 거대 회사다. 이번 제휴로 영림원은 다우기술이 보유한 영업과 마케팅 파워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물론 피를 섞지 않는 제휴는 깨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줄것과 받을것 중 받을것 부터 생각하면 기업들간 제휴는 무늬만 제휴로 끝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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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우기술과 영림원은 지속 가능한 협력을 강조한다. 돌아가는 분위기가 혼자가 아니라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들이 패키지 형태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원하는 추세에 따라 앞으로 SW업계에 이런 형태의 연합이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이 열리면 플랫폼과 자금력을 갖춘 거대 업체들 위주로 비즈니스애플리케이션 시장 구조가 개편될 것으로 보이며 그때 어느 편에 설지 눈치 작전도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