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2社의 '기업용SW 유통 플랫폼' 도전

일반입력 :2014/03/19 14:35    수정: 2014/03/19 17:38

웹케시와 더존비즈온 등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들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유통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KT가 '올레비즈메카'로, SAP가 '에코허브'로 이미 국내에서 비슷한 사업을 해왔으나 시장 반응은 기대에 못미쳤다.

이런 가운데 웹케시와 더존이 이들과는 다른 전략으로 기업용 앱 유통 생태계를 만들어보겠다고 나서 주목된다. SW 공급과 유통 매커니즘을 플랫폼 방식으로 전환해 보려는 밑그림도 엿보인다.

비즈니스SW 및 금융 솔루션 제공 업체 웹케시는 5월 중 서비스 오픈을 목표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플랫폼(BAP)'이라는 신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웹케시 BAP는 기업고객이 플랫폼 내 계정만 있으면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웹에 접속해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게 사업의 골자다. 웹케시가 보유하고 있는 ERP, 그룹웨어, 거래처관리, 회계장부, 인사급여 등 비즈니스 SW를 우선 제공하고 제3업체(서드파티)에서 개발한 SW도 플랫폼에서 유통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기존 기업용 앱 플랫폼 사업과 차이는 누구라도 BAP 운영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웹케시도 자체 BAP를 운영하지만 BAP를 운영하고 싶은 다른 사업자가 있다면 플랫폼을 구축해주고 제휴 맺은 앱을 스토어에서 구매해서 다시 엔드 유저인 기업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BAP사업자들은 앱개발사들이 올려 놓은 앱을 사다가 자신들만의 판매 전략에 따라 가격 정책이나 상품 구성을 만들어 사용자들에게 팔 수 있다. 웹케시는 여기서 BAP사업자들에게 플랫폼을 구축해주고 앱개발사들에겐 앱 등록 스토어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웹케시 플랫폼센터 플랫폼 기획팀 이학준 팀장은 이전 비즈니스 앱 플랫폼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플랫폼 사업자가 독점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한 제품을 이마트는 물론 홈플러스나 편의점에서도 함께 판매하면 마케팅이 더 활발해 지는 것 처럼 비즈니스 앱 플랫폼 사업자들이 많아지면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웹케시는 BAP를 산업별로 특화해 운영한다는 전략도 추가했다. 중소기업, 자영업자, 어린이집, 요양기관, 대기업 등 특화된 BAP를 별도로 만들어 산업별로 필요한 앱을 맞춤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어린이집 BAP에서는 어린이집에 특화된 회계장부 앱과 원아회비 청구 수납에 맞춰 설계된 청구 및 결제관리 앱, 급여데이터 생성과 급여 이체가 가능한 인사급여 앱 등이 제공되는 식이다.

웹케시는 SaaS형 ERP나 그룹웨어 사업을 하며 쌓은 기술과 시장기반이 새롭게 BAP 사업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웹케시는 이미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세웠고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플랫폼도 구축해 놓은 상태다. 자체 콜센터에 100여 명 규모의 상담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앱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고 앱 결제와 세금계산서 발행 등 빌링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학준 팀장은 기업고객들이 플랫폼에서 각기 다른 개발사가 만든 앱을 사용하더라도 서비스센터와 결제 등은 단일 창구에서 이용할 수 있어야 믿고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무엇보다도 이 부분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요소라고 생각하고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웹케시는 BAP사업을 통해 앱개발사도 함께 상생할 수 있길 기대한다. SW에 사용자 계정연동 모듈만 추가하면 쉽게 앱스토어에 등록할 수 있게 했다. 서비스 서버도 웹케시 서버를 이용해도 되지만 자체 서버를 써도 되는 등 제한을 최대한 줄였다.

지난 3년 동안 데이터센터 구축과 플랫폼 구축에 투자해온 더존비즈온도 본격적으로 생태계 활성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더존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더존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세무회계, ERP, 그룹웨어, 전자세금계산서 프로그램 등과 함께 제휴를 맺은 한컴 오피스, MS 오피스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클라우드 매출은 110억원으로 전체 매출 중 10%정도지만 성장속도는 빠르다. 2012년 대비 148%정도 급성장했다.더존비즈온 디클라우드센터 융합기술부 송호철 수석은 기존 국내 비즈니스 앱 스토어는 모래알 처럼 따로따로 기능하는 앱을 올려 놓는 방식이라 성공할 수 없었다며 CRM 기반으로 다른 앱을 연계해 사용할 수 있게한 세일즈포스닷컴처럼 더존ERP와 연계되는 비즈니스 앱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사용자 콘텍스트(상황정보)를 중심으로 지메일이나 캘린더 등의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처럼 더존은 비즈니스 콘텍스트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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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철 수석은 기업 거래처 등 마스터 정보를 여러 SW와 서비스가 같이 쓸 수 있게 하는 마스터 데이터 매니지먼트 역할을 맡겠다는 것도 우리 비전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현재 클라우드 플랫폼에 함께 유통 시키고자 논의하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며 SW개발 업체들도 각자 SaaS형태로 유통시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ERP기업 고객 기반을 가지고 있는 우리 플랫폼에 함께 올려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