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빠른 변화가 생존의 기본이다"

일반입력 :2014/03/21 14:29    수정: 2014/03/22 19:04

남혜현 기자

세상과 사용자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그걸 수용하고 빠르게 변화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최근 사내 강연에서 한 말이다.

지난해 8월 네이버가 NHN엔터테인먼트와 분할,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지 8개월이 흘렀다. 네이버는 그 사이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성공으로 시가총액 5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네이버에 지난 8개월은 그 어느 때보다 숨가빴던 시기였다.

21일 오전, 네이버는 경기도 분당 그린팩토리 사옥에서 분할 이후 첫 주주총회를 가졌다. 지난 1년 사이 네이버 시가총액은 약 13조원에서 27조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시가총액 순위도 16위에서 5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네이버는 이날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분할 이후 회사의 성장 기록을 돌아보는 자료를 배포했다. 성장의 시작은 모바일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검색 점유율 1위를 지키지는데 안주하지 않고 '분할'을 결정한 변화의 결심이었다는 설명이다.

2013년 2월 6일, 당시 NHN 이사회는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에 대응하고 글로벌을 강화하기 위해 캠프모바일과 라인플러스의 설립을 결정했다. 그 자리에서 게임 사업 분할에 대한 방향성 보고도 이뤄졌다. 3월 8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게임 사업 분할에 대한 이사회 결정이 있었고 6월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게임 사업 분할이 승인됐다.

라인플러스 설립과 게임 부문 분할 승인 이후, 글로벌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분할 기일을 며칠 앞둔 2013년 7월 21일, 라인은 가입자 2억을 돌파했고 다시 4개월만인 11월에는 가입자가 3억을 넘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은 거대한 글로벌 기업이 버티고 있고, 미국의 방대한 전문 인력과 시장을 바탕으로 신생 기업들도 참신한 서비스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의 자국 기업 보호 정책과 큰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한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 기업의 기세도 무섭다.

빠르게 변하는 모바일 상황과 강력한 경쟁자들에 대응하기 위해 네이버는 '변화'라는 키워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이해진 의장도 최근 사내 강연에서 재차 변화를 강조했다. 이 의장은 서비스를 만드는 속도는 기업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사용자가 정하는 것이라며 세상과 사용자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그걸 수용하고 빠르게 변화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네이버의 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네이버는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4위에 올랐다. 지난 20년 간 새롭게 설립된 기업이 시가총액 10위에 오른 경우는 은행권 합병으로 탄생한 금융지주회사와 대기업 분할로 탄생한 기업, 그리고 네이버 밖에 없다. 순수하게 창업한 후 성장한 기업으로 네이버가 유일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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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우리나라 벤처의 모범 사례가 됐지만 숨가쁜 도전을 멈추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해진 의장은 기업을 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소프트웨어로 글로벌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지금 불가능하다면 징검다리가 돼서 후배들의 발판이 되더라도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