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주특기로하는 한글과컴퓨터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업체 MDS테크놀로지를 집어삼켰다. 공통점을 찾기 어려워 보이는 양사 결합에 대해 의외라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한컴의 이번 MDS 인수는 한컴과 MDS간 결합이라기 보다 한컴 모회사인 소프트포럼 차원에서 진행된 프로젝트로 보면 어느정도 이해가 가능해진다. 한컴의 MDS 인수는 임베디드SW-보안-오피스SW를 아우르는 종합 SW회사를 바라보고 진행한 베팅이라는 것이다.
20일 한글과컴퓨터 이홍구 대표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인수 주체가 소프트포럼이 아니라 한컴인 이유에 대해 재무적인 포지셔닝 때문이라며 보안을 담당하는 소프트포럼과 오피스를 맡은 한글과컴퓨터, 임베디드SW 쪽 MDS테크놀로지가 합쳐저 종합SW회사로 거듭나, 이제 '그룹'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는 MDS 최대주주였던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36%의 지분 중 30%를 주당 2만8천500원, 총 744억9천940만원에 인수했다. '재무적인 포지셔닝'이라는 언급은 745억이라는 금액을 재무제표상 조달해오기에 소프트포럼보다 한글과컴퓨터가 적합했기 때문에 이번 인수 주체가 한컴이 됐다는 얘기다.
한컴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봐도 이번 인수는 한컴 모회사인 소프트포럼 대주주 김상철 회장이 주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는 한컴과 MDS간 결합이라기보다 한컴그룹의 탄생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이홍구 대표는 양사가 개발하는 제품이나 목표 고객은 다르지만 SW 개발자 역량은 공유할 부분이 많다며 미래에는 공통적인 사업 영역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DS는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MS) 임베디드OS 총판으로도 활동해왔다. 한컴으로 인수된 후에도 사업을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MDS 관계자는 인수 계약체결 전에 MS와 어느 정도 동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컴과 MS가 오피스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MDS가 진행하는 MS총판사업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MDS 관계자는 MS와 한컴이 오피스에서 경쟁관계이지 OS에서는 겹치지 않고, 또 PC도 아닌 임베디드OS이기 때문에 사업적인 걸림돌이 될 게 없었다고 말했다.
한컴의 MDS 인수에 대한 외부 시선은 엇갈린다.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였던 MDS가 한컴이라는 안정적인 투자자를 만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MDS테크 IR 관계자는 그간 오너십이 부족했는데, 한컴이라는 우량회사가 최대 주주가돼 신성장동력이나 신규사업을 추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수발표 후 MDS테크의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최근에 계속 상향 추세였기 때문에 차액실현을 노린 매물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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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간 주력 사업이 달라, 고객이 겹치지 않는 만큼 영업 확장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도 있다.
그러나 한컴이 MDS 인수로 예상했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시선들도 엿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MDS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임베디드OS가 시장에서 통하는지 알수 있으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