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원 갤럭시S5 쇼크에 90만원폰 휘청

LG전자·소니 등 3위 이하 업체들 가격전략 고심

일반입력 :2014/03/20 11:40    수정: 2014/03/20 13:12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가 내달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 ‘갤럭시S5’ 가격을 80만원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99만9천900원의 LG전자 ‘G프로2’를 비롯해 타격 받을 경쟁 제품들이 여럿이다.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삼성전자가 고급 제품까지 비교적 저렴하게 내놓으면 경쟁사들은 저가 전략까지 통하지 않을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하다.

삼성전자는 19일 대만에서 갤럭시S5 공개 행사를 열어 16GB 2만2천800대만달러(약 80만6천원), 32GB 2만3천800대만달러(약 84만원)의 가격을 발표했다. (기사 : 갤럭시S5 출고가 80만원 확정)

그간 각국 이동통신사와 유통업체들이 갤럭시S5 예약가격을 천차만별로 제시해왔지만 자체 예상액일 뿐이다. 삼성전자 공식 가격은 대만에서 처음 드러났다. 우리나라 가격도 이와 비슷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나라별로 별도로 갤럭시S5를 소개하고 있고 이번에 대만의 차례였다”며 “현지 발표 내용은 회사의 공식 입장이다”라고 확인했다.

갤럭시S5는 스마트폰 시장 1위 삼성전자의 올해 에이스. 당초 100만원 넘는 가격까지 예상됐던 제품이다. 80만원 가격에 경쟁사들의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비록, 램이 2GB로 ‘갤럭시노트3’의 3GB 대비 오히려 줄었고, 다른 구성들도 업계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브랜드 1위 파워와 마케팅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거물이다.

이에 따라 경쟁사들의 가격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상반기 주력 스마트폰 ‘G프로2’를 100만원에서 100원 빠진 99만9천900원에 내놓은 LG전자의 부담이 크다.

LG전자는 이르면 오는 6월경 최고급 구성을 갖춘 신작 ‘G3’도 출시할 계획인데, 가격 책정하기가 상당히 애매해졌다. ‘G프로2’보다 저렴하게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휴대폰 평균 출고가 20%를 줄이라’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압박도 거세지는 양상이어서 국산 제조사들의 가격 책정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해외에서는 소니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저가 중심의 중국 업체와는 달리 90~100만원대 가격을 내세워 삼성전자에 도전해왔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점유율 순위는 5위 밖이지만 고급형 전략에 회사 자존심을 담았다.

소니는 지난달 공개한 신작 ‘엑스페리아Z2’를 한국에도 내달께 출시 예정이며, 해외 가격이 500파운드(약 90만원)로 고가다. 국내 출고가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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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와 레노버, ZTE 등 안방을 벗어나 미국의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분을 확보하려는 중국 주자들에게도 80만원 갤럭시S5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심이 집중된 갤럭시S5가 80만원대에 나오면 다른 제품들은 90만원에 나오기가 어려워진다”며 “90만원대 후반에서 100만원의 스마트폰 가격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