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분야 '손톱 밑 가시' 어떤 것들이 있나

청와대 규제 개혁 끝장 토론 업계 관심 커

일반입력 :2014/03/20 10:20    수정: 2014/03/20 10:45

황치규 기자

한 번 물면 살점이 완전히 뜯길 때까지 안 놓는 진돗개 정신으로 사생결단하라.

쓸 데 없는 규제는 쳐부술 원수이자, 제거해야 할 암 덩어리다

위와 같이 규제 개혁에 대한 고강도 발언으로 관심을 모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 혁파를 위한 본격적인 행동모드에 돌입했다. 박 대통령은 20일 오후 2시 '규제개혁 장관회의' 겸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갖고 대·중소기업 각 경제주체들로부터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듣고 그 해결책을 모색한다.

이번 회의를 통해 현재 시행중인 정부규제의 문제점, 개선방향, 시급한 과제 등을 다루고 ▲보건·의료 ▲교육 ▲금융 ▲소프트웨어 ▲관광 등 5대 서비스산업 분야의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혁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이에 따라 IT업계에서 논의만 됐을뿐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힘들었던 각종 규제 이슈들이 한방에 해결될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회의엔 IT업계 인사로는 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IT 분야 규제 이슈를 점검해본다.

■공인인증서

우선 액티브X 기반 공인인증서 이슈를 정부가 어떻게 다룰지 주목된다.

IT 전문가들 사이에선 공인인증서만 강제하는 한국의 전자금융은 한계에 이르렀으며, 페이팔이나 원클릭과 같은 해외에서 사용 중인 다양한 거래 방법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정책은 외국 사용자들의 한국 온라인쇼핑몰 이용을 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본인확인제

본인확인제 역시 인터넷 산업 발전을 막는 정책으로 꼽힌다.

2007년부터 실시한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일정 규모 이상 사이트를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의무적으로 이용자들의 주민등록번호와 실명을 수집, 본인이 맞는지 확인한 후에 게시판을 이용하게 한 제도다. 정부는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통해 게시판 가입시 1회에 한해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입력, 이후에는 다른 별명이나 ID를 사용할 수 있게 했으나, 인터넷 실명제에서 지적됐던 익명성과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본인확인제가 사생활 침해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인터넷 검색 서비스 발전을 위한 권고안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인터넷 검색서비스 발전을 위한 권고안(이하 권고안)' 역시 앞으로 포털 규제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산업 각 분야에 산적한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나선 마당에 성장동력인 인터넷 산업에 대해서는 오히려 새로운 규제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권고안은 준비 단계부터 포털에 대한 규제와 차별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언론사닷컴, 가격비교사이트, 페이스북 등 검색이 들어가는 여러 인터넷 서비스 중에서 유독 포털만 대상으로 했다는 점과 외산 서비스 역시 권고안을 받아들일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역차별적인 성격이 짙다.

■지도 관련 규제

지도 관련 규제도 풀어야할 숙제로 부상했다.

현행 국토해양부 소관 '측량·수로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이하 측량법)'은 국내 지도의 국외 반출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무인 자동차와 웨어러블 컴퓨터를 적극 육성한다는 정책을 들고 나왔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국토투 법률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게임중독법

정부 지원없이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성장한 게임 분야는 요즘 납득하기 힘든 규제의 악몽에 휩싸여 있다.

지난해 1월 기존 셧다운제 확대 적용 및 게임사 연매출 1% 강제 징수를 골자로하는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 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된데 이어 4대 중독 물질에 마약, 알코올, 도박과 함께 게임을 포함시킨, 일명 게임 중독법까지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다.

정부 행보를 보면 온라인 게임에 적용된 셧다운제가 모바일 게임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임업계는 일련의 규제 행보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들이다.

■휴대폰 보조금

대표적인 규제 산업인 통신 분야는 지금, 휴대폰 보조금 규제가 최대 쟁점이다. 정부는 이용자 차별금지를 규제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과도한 개입이란 지적이 만만치 않다.

실현 가능성과 실효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얘기도 많이 들린다.

특히 미래부가 새로 추진 중인 '단말기 유통 개선법'은 시장 구조를 혁신하지 못 한 상태에서 제조업을 옭아매 시장만 냉각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일부 있다.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 매출 규제

방송 분야 규제도 관심거리다.

박 대통령은 “최근 방송시장에 진출한 대기업들이 수직계열화를 통해서 방송채널을 늘리는 등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중소 프로그램 제공업체의 입지가 좁아져서 방송의 다양성이 훼손된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방송시장 독과점 구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토해달라는 주문을 남겼다.

대통령의 발언은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의 시장 영향력 확대를 우려한 목소리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내년 한미FTA 발효를 앞두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MPP 매출 규제가 완화되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 중심으로 거듭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내용이 정부가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련 업계 최대 관심사다.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의 경우 규제에 상대적으로 많이 취약할 수 밖에 없다. SW 개발자 등록, 의료정보의 병원외 반출 금지와 같은 규제로 인해 SW산업 혁신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대형 IT 서비스기업 공공기관 참여 불허

대형 IT 서비스 업체들 사이에선 대기업의 국내 공공 SW사업 참여 제한 규제로 경쟁력 약화, 글로벌 시장 진출 여력 감소라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로 참여 제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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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제조업 환경 규제

전자 업계에서는 환경 규제가 늘 이슈다. 불산 등 유해물질 누출 사고가 사회문제로 커지면서 정부는 여러 법 개정을 통해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업계는 그러나 과징금 등 규제 규모가 사업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업 하기가 힘들어졌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환경 보호와 산업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묘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