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미징 시장에서 CMOS이미지센서(CIS)와 경쟁에서 밀린 전하결합소자(CCD)센서의 급격한 단가 하락으로 해당 제품 개발에 집중해 온 국산 업체가 고전하고 있다.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CCD센서 시장에 도전했지만 CMOS이미지센서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설자리를 잃은 데다, 이미지센서 시장 선두업체인 소니가 지난해 단가를 원가 이하로 대폭 인하하면서 매출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소니는 지난해 CCTV 카메라에 주로 탑재되는 CCD센서의 단가를 기존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인하했다. 급격한 단가 인하의 배경은 CCD 센서의 낮은 시장성 때문이다.
카메라용 이미지센서는 빛을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반도체 센서로 사람의 망막과 같은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CMOS 방식과 CCD 방식이 이미지센서 시장을 양분했지만 최근에는 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를 시작으로 CCTV 시장까지 CMOS 센서가 빠른 처리속도와 저렴한 생산비용, 저전력의 장점을 앞세워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산기술이 발달하면서 CCD에 비해 단점으로 지적되던 화질도 크게 개선됐다.
그럼에도 특수하게 CCTV 카메라의 경우 저조도 환경에서도 촬영이 이뤄져야하는 특성상 최근까지도 CMOS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CCD 방식 센서가 대세를 이뤘지만 최근 CMOS센서의 저조도 특성이 향상되면서 CCTV 시장까지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CCD와 CMOS 생산기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소니 역시 CCD 방식의 시장성 저하를 의식하고 CMOS에 집중하기 위해서 CCD 센서의 단가를 급격하게 인하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전 세계 CCD센서 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니의 가격 정책이 시장에는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탄을 맞은 것은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인 넥스트칩이다. CCTV용으로 영상신호를 아날로그 화면상에 구현해주는 이미지신호프로세서(ISP)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넥스트칩은 CCD센서 시장 진입을 목표로 지난 2009년부터 제품 개발에 나섰지만 공교롭게도 CCD센서 개발을 완료하고 제품을 출시하는 시점에 맞춰 판매가 인하가 이뤄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넥스트칩은 매출 366억9천만원, 영업손실 119억4천만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역시 주력인 CCTV 카메라향 반도체 시장에서 CCD센서와 카메라 ISP의 시장판매가가 급격하게 하락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확대를 계획하고 CCD 센서 재고를 많이 확보했으나 급격한 시장 판매가 하락으로 3분기와 4분기에 대량으로 재고자산감액손실을 인식한 것이 대규모 영업손실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세계 CCD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1억4천만대에서 2012년 1억1천만대, 지난해에는 8천만대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오는 2016년부터는 4천만대 수준으로 시장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CMOS이미지센서 시장 규모는 2011년 20억대에서 2012년 25억대, 2013년에는 31억대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금액기준으로도 지난해 89억달러에서 올해부터는 100억달러 규모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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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칩 역시 시장 변화에 대응해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CMOS이미지센서 대응 ISP 분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매출액에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CCD 방식 ISP 역시 마진율이 떨어지고 판매량도 줄어들고 있어서 시장성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향후 CMOS이미지센서 대응 ISP 분야에 집중해 올 하반기부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