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11일 케이블 방송에 제한됐던 8레벨잔류측파대(8VSB) 변조 전송방식을 허용하기로 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방송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정책적 일관성을 포기하면서 특정사업자에 특혜를 몰아주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8VSB 변조방식은 국내 지상파 디지털TV 전송방식 표준으로 디지털 케이블TV 방송 표준 변조방식은 QAM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케이블 방송에 적용될 경우 SD 화질의 아날로그 가입자에게 디지털 방송의 HD 화질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완벽한 디지털 전환 정책으로는 볼 수 없다.
미래부는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를 마치고 현재 아날로그 케이블TV 상품의 채널 수와 요금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이용자 동의를 받은 뒤 8VSB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컨버터는 이용자가 지불하지 않고 SO 사업자가 제공하는 방식이다.
8VSB 전송방식 허용으로 ‘유선방송국 설비 등에 관한 기술기준’ 고시도 개정한다. 미래부는 8VSB 도입을 통해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도 디지털 방송 시청이 가능해져 국빈 방송 복지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상파는 8VSB를 허용한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방송사를 대변하는 한국방송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미래부의 결정은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등 특정 사업자에 특혜를 주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면서 “종편이 요구하면 정부 정책 방향도 바뀔 수 있다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지상파는 막대한 투자를 집행했지만, 정부가 직접 나서 전국 850만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에게 종편 채널이 단번에 지상파와 동등한 화질을 제공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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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디지털 방송 화질로 전환하면서 지상파 재송신료 지불을 회피하고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를 잡아두려는 케이블TV 업계 이익도 이번 정책에 따라 정부가 대변했다는 것이다.
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양방향 서비스조차 불가능한 변칙 디지털 전환으로 유료방송의 실질적인 디지털 전환을 후퇴시켰다”면서 “저가 유료방송 시장을 고착시켜 미디어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파괴시키는 시대착오적 정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