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와 업계에서 논의되고 토론돼야 할 ‘게임중독법’ 관련 얘기들이 엉뚱하게 '교회'(기독교)에서 나오고 있다.
게임중독법에 대한 설명과 설득, 그리고 입법이 조속히 추진되길 바란다는 목소리가 왜 국회를 넘어 교회에서 나오고 있을까. 이상하고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게임중독법은 작년 4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입법 발의한 ‘중독예방 관리 및 치유에 관한 법률안’을 일컫는다. 마약, 알코올, 도박과 함께 ‘게임 등 미디어 콘텐츠’를 4대 중독 물질로 규정하고 정부가 통합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하겠다는 법안이다.
포장은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산업계와 문화·예술계의 생각은 이와 정반대다. 게임중독법을 비정상적인 법안으로 바라본다. 이 법안에 다분히 정치적인 목적과 계산이 깔려있는 속이 시커먼 법이라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4대 중독 물질에 담배 대신 왜 게임이 들어갔을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들의 생각에 공감이 된다.
사실 게임중독법이 가진 문제점, 그리고 이를 둘러싼 사회적인 갈등은 더 이상 설명이 불필요할 만큼 널리 알려졌다. 여러 언론과 학회, 또 공청회 같은 자리를 통해 소개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로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법안이다 보니 누구 말이 맞는지 혼란스러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기독교계가 게임중독법 지지를 선언한 것도 “중독은 나쁘고 치유돼야하는 것”으로만 바라본 데서 오류를 범한 것 아닐까 싶다.
게임중독법을 둘러싼 상반된 해석과 평가는 너무나 쉽게 누구의 말이 맞는지, 또 설득력 있는지 구별해낼 수 있다. 바로 게임중독법이 왜 교회에 가 있을까를 따져 보면 된다. 타당한 법안이라면 굳이 종교인들에게 손내밀 필요가 없는 것 아닐까.
앞서 언급했듯 법은 결국 국회에서 논의되고 통과된다. 발의된 법에 문제가 있다면 관련된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모여 토론하고 머리를 맞대는 것이 맞다. 그 동안 신의진 의원과 손인춘 의원이 진행한 공청회와 토론회에 종교인들이 참석한 적 있었던가. 단 한 번도 없다.
그런데 게임중독법은 이상하게 국회를 넘어 교회에 가 있다. 왜 신의진 의원과 황우여 대표는 기독교단체들이 주관하고 주최하는 자리에서 중독문제를 강연하고 있을까. 이해 당사자도 아닌 그들에게 게임중독법이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설득과 기도를 부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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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정확한 근거 자료도 아닌 제각각의 추정치로 짜인 숫자 통계를 교인들에게 읽어주고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자리가 아니다. 상식적으로 하나님과 내가 만나는 성스러운 장소고, 거룩한 공간이다.
정치적인 목적에 순수한 신도들까지 "종교 중독이 더 문제"라는 비난의 십자가를 지게하고 있지 않은지 황우여 대표와 신의진 의원이 기도하길 바란다. 지금이라도 교회가 아닌 국회로 돌아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