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란의 달’…이통사 2월 번호이동 승자는

2개월째 월 100만건 훌쩍…SKT, 순감폭 연속↓

일반입력 :2014/03/03 10:15    수정: 2014/03/03 14:21

정윤희 기자

지난달 이동통신시장이 보조금 대란으로 점철됐다. 하루 번호이동 건수가 10만건 안팎을 넘나드는 날이 발생하며 지난 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번호이동 건수가 1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123만6천689명(이하 자사 번호이동 미포함, 알뜰폰 포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월 115만2천369건보다도 8만4천320건이 늘어난 수치다. 올해 들어 대규모 보조금 투입으로 인해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2개월 연속 월 100만건을 넘어섰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해 12월 88만8천414건과 비교하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번호이동 시장 과열은 이달 발생한 보조금 대란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 아이폰5S, 갤럭시노트3, LG G2 등 최신 LTE 스마트폰이 공짜~10만원대에 팔리면서 번호이동을 부추겼다. 심지어 온라인에서는 ‘211대란’을 필두로 ‘226대란’, ‘228대란’ 등의 검색어가 이슈화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달 11일 발생한 일명 ‘211대란’ 당시 번호이동은 하루만에 10만9천112건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루 뒤인 12일에도 7만7천219건을 기록하는가 하면, 지난 25일 번호이동도 4만1천690건에 달했다.

‘226대란’, ‘228대란’ 등 마케팅용어가 범람하며 소비자를 현혹한 지난 26일부터는 대란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번호이동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6일에는 7만9천11건, 27일에는 8만3천66건, 28일에는 6만5천189건을 기록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번호이동 시장 과열 기준은 일 2만4천건이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이 2개월 연속 순감폭을 대폭 줄인 것이 눈에 띈다. 시장점유율 50% 수성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모습이다. 경쟁사의 경우 순감폭이 늘거나, 혹은 순증폭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경쟁사로부터 49만2천470명을 끌어왔으나 51만828명을 빼앗겼다. 총 1만8천358명이 순감한 셈이다. 지난 1월 2만8천579명 순감보다도 개선된 숫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7만2천904명의 순감을 기록했었다.

반면 KT는 순감폭이 늘었다. 지난달 KT는 36만7천154명을 유치했으나 41만6천209명을 빼앗기며 총 4만9천55명이 순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KT는 지난해 11월 이후 지속적으로 순감폭이 확대되며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LG유플러스와 알뜰폰은 순증폭이 다소 줄었다. LG유플러스는 28만8천900명이 이탈했으나 30만7천969명을 끌어와 총 1만9천69명이 순증했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4~5만명씩 순증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순증세가 주춤한 셈이다.

알뜰폰(MVNO)은 1만8천253명이 이통3사로 넘어갔으나 6만6천597명이 선택해 4만8천344명이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에는 5만6천666건이 순증했었다.

다만 이달부터는 시장 과열이 다소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는 휴대폰 보조금 지급 경쟁을 중단하라는 방통위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이통3사를 대상으로 45일 이상의 영업정지 제재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통위 역시 사실조사를 마치고 과열경쟁을 주도한 사업자에게 2주 이상의 추가 영업정지를 내릴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통과가 불발되면서 당분간 규제 당국의 행정제재 강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련기사

변수는 영업정지 전 가입자를 최대한 끌어 모으려는 이통3사의 시장 대응이다.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순차영업정지의 예에 비춰봤을 때 영업정지 일정, 수위가 발표되고 실제 영업정지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시장이 달아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보조금 지급경쟁이 심했지만, 정부 주도의 경쟁 완화가 기대된다”며 “3~5월 사이에는 이통3사가 돌아가면서(또는 일부 기간이 겹치면서) 각각 45일 정도의 영업정지가 예상되는 만큼 경쟁이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