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인공지능컴퓨터 '왓슨'을 활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 생태계 확산에 본격 나선다. 연초 예고한대로 독자적인 인지컴퓨팅 플랫폼의 경쟁력의 핵심이 될 개발자 생태계를 갖추려는 행보다.
버지니아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는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진행한 기조연설을 통해 'IBM 왓슨 모바일개발자대회'를 3개월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IBM은 이번 대회에서 왓슨 기술을 활용하는 모바일 앱들 중 우승자 3명을 뽑은 뒤 이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보도한 미국 지디넷은 IBM에게 왓슨을 둘러싼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IBM 스스로 왓슨을 활용하는 앱을 만들면서 모든 기업과 산업분야를 아우르는 건 어렵다고 보고 외부 참여 확대에 나섰다는 설명이다.IBM이 진행하는 대회에 참가하는 개발자들은 왓슨을 활용해 모바일 기기에서 돌아가는 앱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시제품을 만들게 된다. 현재까지 IBM은 1천500여 개인 및 기업 팀으로부터 인지컴퓨팅 앱 아이디어를 수집했다.
대회 수상자 3명은 '왓슨 에코시스템 프로그램'에 가입하게 된다. 이들은 IBM의 '인터랙티브익스피리언스' 조직과 함께 앱을 설계하고 지원하는 내용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한다. 이 과정을 탈없이 마친 앱은 상용화된다.
IT미디어 기가옴은 IBM이 개발자들에게 왓슨을 일종의 클라우드서비스로 인식시키려고 애쓰는 중이라고 평했다. 클라우드 기반 API 방식이 스타트업 개발자들을 생태계로 끌어들이기에 유리할 뿐아니라 구글같은 대기업도 API 기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밀고 있다는 설명이다.
IBM은 지난달 IBM이 '왓슨비즈니스그룹'이라는 전담조직을 새로 꾸려 그 인지컴퓨팅 기술을 주류화할 것이라는 방침을 세웠다. 당시 회사는 인지컴퓨팅 기능을 활용한 앱 개발 스타트업에 지원할 1억달러를 포함해 총 10억달러 투자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왓슨은 지난 2011년 미국 유명 퀴즈쇼 '제퍼디'에서 데뷔하며 함께 출연한 인간 참가자들을 제치고 우승해 대중적 관심을 모았다.
제퍼디 퀴즈쇼의 문제에 답하려면 은유, 말장난, 수수께끼 등 고수준의 언어적 추론이 필요했다. 왓슨이 갖고 있는 자연어 처리와 대규모 데이터 분석 및 오픈소스 기반 개방형 질의응답 기술의 우수함을 알리기에 좋은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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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3년간 왓슨은 IBM에서 뚜렷한 수익모델로 자리잡지 못하고 방황했다. 왓슨 담당 조직이 그 기술을 제품화한 이래로 거둔 매출은 지난달까지 1억달러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목표한 헬스케어, 재무서비스 산업에 제대로 입성하지 못한 결과다.
IBM은 이제 헬스케어와 재무서비스를 넘어 여러 산업 영역에 전방위로 왓슨을 활용할 계획이다. 미국 씨넷 보도에 따르면 왓슨은 노스페이스같은 아웃도어브랜드 업체가 사람들에게 실외활동 장비와 의류 구매를 돕기 위해 만든 시스템에 활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