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김태정 기자>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박종석 사장이 중국에서 고급형 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급형 중심의 기존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이에 따라 다른 주자보다 애플을 어떻게 중국에서 상대할지가 LG전자에 큰 숙제로 떨어졌다. 전 방위 제품군을 갖춘 1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애플이 중국 내 고가 승부사다.
■“G시리즈 이미 중국 투입”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은 23일(현지시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 개막을 앞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고급형 위주로 중국 전략을 다시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판매량보다는 브랜드 위상을 올리려는 것”이라며 “새로운 씨를 뿌리는 과정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중국은 LG전자 스마트폰의 아킬레스건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시장이지만 LG전자의 파이는 2% 미만으로 미미하다. 수년 째 점유율 집계 순위에서 큰 의미 없는 ‘기타’로 분류돼왔다.
LG전자는 중국 내 점유율 쟁탈을 위해 보급형 제품을 집중 투입했으나 효과를 못 냈다. 북미에서 잘 팔아도 세계 점유율이 4%~5%대, 4~5위에 머문 결정적 이유다.
이에 대해 LG전자 경영진은 고심을 거듭했고 고가 승부 전략을 꺼내들었다. ‘G2’와 ‘G플렉스’ 등 LG전자의 북미 전략 제품을 중국에 대량 투입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G시리즈를 이미 중국 일부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며 “매출과 고객 요구 만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기 LTE로 애플과 승부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현지 점유율 5위인 애플의 파이를 뺏어야 한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지휘하는 애플의 중국 공략은 ‘아이폰5S’ 위주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핵심이다.
예를 들어 애플이 중국에서 받는 아이폰 가격은 미국보다 비싸다. 최근 기준 통신사 약정 없이 미국에서 640달러인 아이폰5S(16GB)가 중국에서는 870달러에 달한다. 전형적인 고급형 마케팅이다.
‘아이폰5C’를 애플 나름대로는 보급형이라고 출시했지만 다른 중국 제품들에 비하면 역시 고급형에 가깝다는 평가다.
결국 LG전자와 애플 모두 박리다매식의 중국 업체들을 피해 온 고가 수요 시장에서 마주치게 된 셈이다.
브랜드 파워만 보면 LG전자가 애플에 밀리지만 중대한 기회 요소가 있다. 중국 통신사들의 경쟁으로 인해 LTE 스마트폰 시장이 확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올해 중국 LTE 스마트폰 시장 전망치는 1억3천500만대로 전년 대비 5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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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는 LG전자의 주 종목으로 특허 수가 세계 선두권이다. 애플을 향한 최대 공격 무기로 유력하다. 이미 중국을 겨냥한 LTE 스마트폰 신작을 준비 중이다.
박 사장은 “중국에는 LTE로 글로벌을 선도하는 제품들을 내놓을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LG전자에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거점사업이기에 전 법인들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