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또 한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우리 돈으로 약 17조원을 쏟아 부어 모바일 메신저 앱 '왓츠앱'을 삼켰다. 왓츠앱은 매월 4억5천만명이 사용하는 북미 최대 모바일 메신저 앱이다.
모바일 시장에서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적인 승부수라고 봐야 한다.
19일(현지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벤처캐피탈 안데르센 호로위츠 소속 애널리스트 베네딕트 에반의 트위터 메시지를 인용, 페이스북이 왜 수백억달러를 왓츠앱에 썼는지를 설명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왓츠앱에서 오고가는 메시지 양이 여전히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BI는 이같은 성장세는 앞으로도 꾸준할 것이며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압도적으로 제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왓츠앱의 일일 메시지 전송 건수는 200억건을 넘어섰다.
BI나 베네딕트 에반의 분석처럼 페이스북은 왓츠앱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이 가장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현지 10대들이 페이스북을 떠나 왓츠앱이나 스냅챗 같은 모바일 메신저 앱으로 몰려가고 있다는 분석을 쏟아냈다. 페이스북 입장에선 위기를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페이스북은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일 가입자나 이용자 성장률은 둔화된 상태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해 '유령메시지'로 유명해진 스냅챗 창업자 에반 슈피겔에 우리 돈으로 4조원 규모 인수제의를 했으나 거절당했다.
페이스북은 결국 왓츠앱 인수를 통해 모바일 메신저의 부상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왓츠앱 인수 소식을 전하는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을 매우 흥분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왓츠앱은 10억명의 사람들은 연결하게 될 것이라며 그 이정표에 도달한 서비스는 믿을 수 없는 가치를 가질 것이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역시 자체 메신저가 있다. 세계 최대 SNS가 페이스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 영향력이 커질 것은 분명하다. 페이스북은 왓츠앱 인수가 자사 영향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라 확신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왓츠앱이 페이스북으로의 인수에 대해 느끼는 온도는 페이스북과는 조금 달라 보인다. 씨넷은 잰 코움 왓츠앱 CEO의 인터뷰를 전했다. 그는 페이스북 등기이사로 합류하지만 페이스북에 팔린다고 우리가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두 회사간 운영은 별도로 이뤄지며, 간섭을 받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잰 코움 CEO는 만약 우리의 비전과 제품에 대한 핵심 원칙에 어떠한 손상이라도 있었다면, 우리는 이같은 파트너십을 맺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마크 저커버그와 잰 코움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에서 같은날인 24일 기조연설을 한다. 잰 코움은 오전, 저커버그가 오후 세션에 나선다. 한솥밥을 먹게 된 두 CEO의 기조연설에도 세계의 눈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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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페이스북이 내놓은 재미있는 통계도 왓츠앱의 인수에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닐까. 연인으로 맺어지기 전까지 서로 상당 수의 메시지를 페이스북으로 주고 받았던 커플들이 막상 연애를 시작하고 난 후엔 페이스북에 글쓰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통계를 말한다.
이 커플들은 어디로 갔을까. 적어도 북미 커플들은 왓츠앱 안에서 사랑을 속삭이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