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픈스택 진영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카카오다. 지금까지 국내 오픈스택진영은 한국레드햇, 한국HP, 델코리아 등 대형 IT업체 위주의 생태계였다. 이른바 벤더(vendor)들 중심이었다.
그러나 카카오는 벤더들과는 DNA가 다르다. 1억명이 넘은 사용자 기반을 갖춘 대형 모바일 서비스 제공 업체다.
국내 기업들중에 오픈스택 사용자가 없던 것은 아니다. KT와 삼성SDS가 오픈스택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도 최근 내부에 오픈스택 전담팀을 꾸렸다는 소식이다. 오픈스택 사용자 기반 확대에 의미있는 사례가 될 수도 있어 보여 향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오픈스택 한국 커뮤니티가 주최한 '오픈스택데이 인 코리아' 행사에는 카카오 엔지니어 최정대씨가 강연자로 섰다.
최정대 카카오 엔지니어는 기자와 만나 카카오가 총 4명의 인원을 배치하고 오픈스택 전담팀을 꾸렸다고 전했다. 카카오가 오픈스택을 갖고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이 선 것은 아니다.그는 지금은 내부에서 운영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오픈스택을 테스트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만큼 누구나 쓸수 있지만 또 아무나 쓸 수 없는 게 오픈스택이다. 오픈스택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개발자가 필요하다. 기술적으로 오픈스택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선 자금력도 어느정도 뒷받침 돼야 한다. 오픈스택이 빠르게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다.
그도 내부에 좋은 인력 풀을 두고 오픈스택을 하는 경우는 삼성SDS와 KT정도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의 강연도 오픈스택 이전 버전인 그리즐리에서 최신 버전인 하바나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겪은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이었다.
오케스트레이션 기능인 '히트'를 포함해 미터링 '실로미터', 하둡 프로비저닝 '사바나' 등 새로 추가된 기능을 쓰려면 하바나 업데이트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는 이 과정을 한마디로 요약했다. 데이터베이스(DB)를 백업하고 그리즐리를 삭제하고 다시 하바나를 설치한다. 그리고 DB를 마이그레이션 한다. 다시 말해 '그냥 노가다'다.
그는 이런식으로 다 지우고 한번에 전체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은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험상 네트워크에 주는 영향도 1~2초 정도이고 인스턴스도 살아있다는 것. 단 대시보드인 호라이즌이 멈추고 API도 안 되지 만 API까지 쓰는 고급유저는 국내 별로 없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아도 될 것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오픈스택에서 테스트를 자동화 시키는 등 해보고 싶은게 많지만 아직 손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도 말했다. 오픈스택과 씨름하는 개발자들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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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오픈스택에 관심을 가지고 시도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 오픈스택 한국 커뮤니티 페이스북에는 1천770명 멤버로 가입했다. 이날 행사에도 800여명이 사전 등록했고 현장에서 등록한 사람까지 합치면 거의 700명 가까이 참석했다. 사용자 입장에서 오픈스택이 주목받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카카오같은 국내 주요 IT업체가 오픈스택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있다는 것은 희망적인 신호라는 평가다. 최정대 카카오 엔지니어는 회사에서 오픈스택 커뮤니티 참여와 케이스 스터디 발표도 지지해주고 독려해 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