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화평법’, ‘화관법’에 산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법 위반 시 연 매출액 5%에 달하던 과징금 액수는 크게 줄고 기존 화학물질에 대한 등록은 3년의 유예기간을 두게 된다.
환경부는 17일 ‘국민 안전’이라는 국정 과제 구현을 위해 추진해 온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이하 화관법)’ 하위법령안을 18일 입법예고 한다고 17일 밝혔다.
‘화평법’, ‘화관법’은 산업계, 시민단체 사이에 논란이 돼 왔다. 양 법안의 규제 성격을 보완할 하위법령에서는 산업계의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평가다.
두 법률은 가습기 살균제 사고와 불산 누출 사고 등 독성 물질 피해를 막기 위해 제정된 법률로 소비자와 현장 근무자의 안전을 위해 도입됐지만 징벌적인 지나치게 성격이 강해 관련 산업인 전자·화학 산업계의 사업 의욕 저하를 부른 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산업계, 민간단체, 전문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총 24회에 걸쳐 매주 협의체를 개최한 끝에 이번 하위법령안을 민-관 공동으로 입안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협의체 운영결과를 산업계 등 이해관계자 약 450명이 참석한 공개 설명회에서 발표했고 협의체 활동에 긍정적인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했다.
화평법 하위법령안에는 ▲등록대상기존화학물질을 3년마다 지정하되 사전 예고를 시행하고 등록 없이도 제조와 수입이 가능한 유예기간을 3년으로 두고 ▲연간 1톤 미만(2020년 0.1톤)으로 제조·수입하는 소량의 신규 화학물질은 제출 자료를 4개로 간소화하고 통지기간도 3일에서 7일로 연장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또 ▲연구개발용 물질 적용 범위를 구체화해 등록면제확인 대상 규정 ▲화학물질정보 제공 시 성분, 함량 등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내용은 제외할 수 있게 해 영업비밀 유출 우려 해소 ▲중소기업의 원활한 제도 이행과 지원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정보처리 시스템 구축과 녹색화학센터 운영체계 구축 등도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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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관법 하위법령으로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구체화해 위법 양태에 따라 경고나 개선명령을 내리는 등 영업의 전부 혹은 일부를 정지하되 개선 노력에 따라 행정처분을 감경 할 수 있게 하고 ▲매출액 대비 최대 5%의 영업정지에 갈음한 과징금을 영업정지 일수와 일 부과기준을 곱해 산정하게 하고 일 부과기준은 ‘영업정지 대상’의 연간 매출액의 1/3600(단일 사업장을 보유한 기업은 1/7200)로 했다.
새로 마련된 화평법·화관법 하위법령안은 다음달 31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된 이후 규제심사, 법제처심사 등 입법절차를 거쳐 공포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두 법률 제도가 산업계에 원활히 안착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 합동 ‘산업계 지원단’ 구성 등 제도 기반 구출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