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융합’에 접근하는 두 가지 길

삼성-소니 vs 니콘-캐논

일반입력 :2014/02/17 15:51    수정: 2014/02/18 10:23

이재운 기자

카메라에 ‘컨버전스(융합)’를 접목하는 방향을 놓고 카메라 업계가 두 가지 방향으로 엇갈리고 있다.

스마트폰 못지 않은 융복합 제품을 만드는 삼성전자·소니와 카메라 본연의 기능에 깊이를 파는 니콘·캐논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카메라의 미래가 어느 쪽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카메라 업계에 따르면, 각 제조사는 융합에 대해 각기 다른 접근법을 보이고 있다. 카메라만 만드는 광학기기 전문 업체와 다양한 전자제품을 함께 만드는 종합 전자업체 사이의 각자 방향 모색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삼성전자와 소니는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 다양한 전자제품을 동시에 만드는 종합 가전업체의 이점을 살려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비롯해 다양한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카메라 시리즈의 경우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갤럭시’ 브랜드를 채용하고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사진 공유 기능에 더 공을 들여 최근에는 터치하는 것만으로 스마트폰으로 사진 공유가 가능한 터치앤고(Touch&Go) 기능을 가미하는 등 사진 공유 편의성에 대해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가 인텔, NTT도코모, KT 등과 함께 개발 진행 중인 타이젠 OS를 적용한 카메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기사 - 삼성전자, 타이젠카메라 이미 만들었다)

소니는 4월 출시할 알파6000에 오픈API를 통한 다양한 앱 개발을 유도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알파6000 공개에 맞춰 ‘플레이메모리즈 카메라앱스(PMCA)’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API를 공개하는 오픈API 전략으로 개발자들이 알파6000을 활용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유·무료 앱을 개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해당 홈페이지에는 현재까지 22개의 앱이 올라왔으며, 무료부터 4.99달러, 9.99달러 등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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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니콘과 캐논 등 기존 카메라 시장의 최강자 진영은 스마트 기기와의 융합보다는 카메라 본연의 ‘사진 찍는 즐거움’에 더 주목하고 있다. 니콘은 ‘사진 찍는 즐거움’ 자체에 초점을, 캐논은 ‘DSLR은 어렵지 않다’는 모토를 내걸고 와이파이 기능을 추가하는 정도에서 머물러 있다.물론 이들 업체들이 융합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카메라를 먼저 선보이기도 했던 니콘의 광고선전부 제너럴매니저인 신도 토시노리 부장은 최근 열린 CP+ 행사를 앞두고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여전히 카메라와 스마트의 컨버전스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융합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고, 정답은 없다고 본다”면서 “하이 아마추어 같이 사진 자체에 민감한 이들은 DSLR 강자들의 방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에 막 취미를 가진 이들은 삼성이나 소니 같은 방식에 호응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