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發 국내 클라우드 판세변화 관심집중

일반입력 :2014/02/12 17:08    수정: 2014/02/12 17:17

마이크로소프트(MS)가 본사 차원에서 부산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공식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만 놓고보면 윈도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MS는 부산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아는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우 데이터센터가 어디에 위치하느냐가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데이터센터를 가까운 곳에 둘수록 사용자는 보다 빠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데이터를 외국에 두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는 기업 고객을 잡는데도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예상대로 부산에 MS가 윈도 애저용 데이터센터를 세울 경우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에 인프라를 운영하게 된다. 경쟁 업체인 아마존 웹서비스(AWS)나 구글 등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 하나를 확보하는 셈이다.현재 MS를 비롯해 아마존웹서비스,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등은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지 않는다. MS는 전세계에 8개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데, 아시아의 경우 홍콩에서 인프라를 운영한다. 아마존의 경우 국내에 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CDN) 상품인 클라우드프론트만 운영중이며, 구글은 국내 통신사의 데이터센터에 캐시서버를 운영중이다. 이는 네트워크 접속속도를 높이는 방편일 뿐 데이터 저장은 국외에 이뤄진다.

MS가 애저를 국내 인프라를 통해 서비스하면, 퍼블릭 클라우드 사용을 가로막았던 여러 문제점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권 등의 주요 데이터를 국외에 저장할 수 없게 법적으로 규제하며, 공공기관과 기업들도 국외에 민감한 내부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을 꺼린다. 그런만큼, MS는 한국 데이터센터를 통해 속도나 데이터 안정성 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AWS에 서비스 인프라를 운영중인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은 도쿄 데이터센터를 주로 활용한다. 네트워크 성능이 국내 인프라보다 나쁠 수밖에 없고, 속도를 높이기 위한 부가서비스를 신청해야 해 값비싼 회선비용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형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내부 데이터 전송에서도 MS가 AWS나 구글보다 유리해진다.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는 대부분 자사의 서비스 내부에서 데이터를 이동하는 경우 회선비용을 받지 않는다. 업로드와 다운로드 외에 내부 인프라에서 움직이는 트래픽에 과금하지 않는 것이다.

부산에 세워진 애저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면 전세계 대상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회선비용을 대폭절감할 수 있다.

컴플라이언스, 회선비용과 별개로 MS는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 가운데 유일하게 원화 결제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기업과 사용자가 국내 사업자 대신 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할 때, MS가 가장 한국시장 친화적인 조건을 갖추게 된다.

최근 기업용 퍼블릭 클라우드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는 IBM, 오라클과도 비교우위다. IBM은 소프트레이어를 인수하고, 국내사업도 대대적인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IBM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국내에 인프라가 없다. 인천 송도 국제도시에 위치한 IBM 데이터센터는 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GTS) 조직의 토털아웃소싱 고객을 위한 인프라다.

한국IBM 측은 “소프트레이어를 위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은 없다”며 “송도 인프라는 소프트레이어 용도로 사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오라클의 경우 호재와 악재가 반반이다. 오라클은 MS와 작년 애저 상에서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미들웨어, 오라클 리눅스 등의 소프트웨어를 운영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중 MS 애저만 유일하게 오라클의 품질보장과 서비스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애저 데이터센터의 건립은 오라클의 국내 소프트웨어 사업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 다만, 오라클 클라우드란 서비스 자체를 한국에서 진행하기는 다소 힘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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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와 경쟁 혹은 협력 모델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국내 통신3사가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는 국외 서비스에 약점이 있다. 모든 인프라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글로벌 서비스 품질을 보장하지 못한다.

3사가 AWS나 애저 같은 외국 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인 우위요소로 꼽았던 데이터센터 위치도 약발이 떨어질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품질도 우월하지 못하는 평가를 받고 있어, 토종 서비스 회사들은 유선네트워크 회선비용 외엔 특별한 강점을 내세우기 어려운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