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 추가제재…최대 3개월 영업정지

정부 무시한 사업자들에 강력한 경고 예상

일반입력 :2014/02/11 09:53    수정: 2014/02/11 14:57

최근 휴대폰 보조금 과열 양상에 대해 정부의 추가 제재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위법성 발견 시 3개월 영업정지라는 강력한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1천억원대의 사상 최대 과징금과 함께 부과된 ‘금지행위 중지’에 대한 시정명령을 지키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추가 제재는 옛 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놓는 제재 안이다.

11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달 밝힌 시정명령 이행여부 조사를 완료했다. 이동통신 3사는 모두 관련 자료 제출을 마쳤고, 방통위 사무국은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상임위원 전체회의에 추가 제재안을 곧바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 관계자는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로 해야하지만, 사상 최대 과징금을 받고도 같은 위반 행위를 이어갔기 때문에 제재가 불가피하다”며 “조사는 모두 완료됐고 이르면 14일 예정된 전체회의에 의결 안건으로 올릴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 '령' 안서는 방통위 최후 수단...3개월 영업정지까지 가능

시정명령 이행여부 관련 제재는 그간 방통위가 이통사에 과도한 보조금을 투입해 이용자 차별 행위를 했다며 내린 과징금과 신규 가입자 모집금지(영업정지)와는 다르다.

이용자 차별행위에 대한 제재 이후 시정명령을 지켰느냐에 대한 내용이다. 예컨대 시정명령에는 불법 보조금 집행으로 제재를 받은 사실을 공표하고, 추가적인 불법 행위를 하지 말라는 내용 등이 포함된다.

현재 방통위가 조사를 완료하고 제재로 이어질 수 있는 내용은 추가적인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 즉 제재 이후 과도한 보조금을 투입했느냐의 여부다.

실제 12월 27일 방통위의 제재 의결 이후 새해 초부터 휴대폰 보조금 시장이 과열되기 시작했다. 1월 한달 동안 번호이동(MNP) 건수는 1년만에 100만건을 돌파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영업정지 없는 방통위의 제재가 보조금 시장에 불을 붙였다는 비판도 거셌다. 이 때문이 시정명령 이행여부 조사에 따른 제재에 관심이 쏠린다.

이 경우 조사 단계와 제재 요청까지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재 이행은 미래창조과학부가 맡는다. 위법성이 발견될 경우 과징금과 함께 최대 3개월의 영업정지가 내려질 수 있다. 조사 결과가 극에 달할 경우 이통사는 한분기 장사를 접어야 한다는 뜻이다.

■ 점유율 사수 전쟁 '팽팽'…이번에는 통할까?

방통위가 지난달 금지행위 중지 시정명령 이행여부 조사 계획을 밝힌 뒤에도 보조금 투입을 통한 가입자 빼앗기 전쟁은 치열하게 벌어졌다.

무엇보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자신들이 내세운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 주된 이유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각각 50%, 30%, 20%를 사수하겠다는 뜻을 기자간담회 등의 자리를 통해 밝혀왔다.

포화된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알뜰폰(MVNO) 점유율이 급증세다. 나아가 이통3사 모두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추가 보조금 투입을 통한 번호이동 가입에 노력을 기울였다.

출시 시기가 지난 스마트폰 재고 처리까지 동시에 혼합되면서 보조금 시장은 더욱 과열됐고, 신제품까지 100만원 안팎의 보조금이 실리는 일이 반복됐다. 또 하루 번호이동 건수가 시장 과열 기준의 6배가 넘는 14만건에 이르기도 했다.

시장 혼란이 과열되자 이통사업자들은 저마다 가입자 증가 감소 수치를 공개하면서 경쟁사의 과다 보조금 투입을 비난하기에만 급급했다. 제재 당시 각 사업자들이 의견 청취를 통해 밝혔던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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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과징금 제재 이후에 시정명령 불이행으로 영업정지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당장 방통위 전체회의 의결 이후 미래부가 제재안을 내놓으면 잠시나마 시장은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업계서는 다시 시장이 과열될 소지가 언제든 도사리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막으려는 방통위와 돈을 버는 사업자의 꼬리잡기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