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공짜폰 폭탄…보조금 브레이크 없다

리베이트 120만원 투입…밤샘 예약가입까지

일반입력 :2014/02/11 09:06    수정: 2014/02/11 14:58

정윤희 기자

말 그대로 ‘대란’이다. 이동통신시장의 휴대폰 보조금 경쟁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 주말 과열 경쟁에 이어 한밤중을 틈타 공짜폰, 마이너스폰이 시장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5S, 갤럭시노트3 등 최신 LTE 스마트폰의 가격도 한자리대로 내려왔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10일 오후 6시경부터 보조금 투입이 시작, 11시경 절정에 달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모델에 100만원에 달하는 리베이트가 실렸으며 일부 모델은 117만원까지 실리기도 했다.

‘긴급 야간스팟’ 형태로 진행된 보조금 경쟁에 아이폰5S는 7~9만원, 갤럭시노트3는 8~14만원까지 떨어졌다. 갤럭시S4 LTE-A, LG G2, 옵티머스G 프로, 갤럭시S4 액티브, 갤럭시S3 3G 등은 공짜폰이 된지 오래였다.

최저가는 대부분 페이백(개통서류에는 출고가에 가까운 금액을 써놓고 일정기간 후 현금을 돌려주는 방식)이나 지역 내방 등이었지만, 현금 완납 조건도 더러 눈에 띄기도 했다. 일부 대리점은 해당 정책이 11일 오전 12시까지 진행된다고 서둘러 예약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정책이 진행되면서 온라인에서는 휴대폰 커뮤니티들에 이용자가 몰려들어 자정을 전후해 사이트 접속이 지연되는 진풍경을 빚기도 했다. 일부 대리점, 판매점은 밤새 예약가입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주말 동안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입자가 순감한 이통사가 대규모의 리베이트를 투입했다”며 “이쯤되면 거의 막가자는 것이나 다름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주말동안 번호이동 건수는 총 11만2천916건(알뜰폰 제외)을 기록, 주말을 0.75일로 계산하는 업계 산법에 따르면 하루 평균 번호이동 건수 4만5천166건에 달했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장 과열 기준 2만4천건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과 KT는 각각 7천663건, 5천28건이 순감했으나 LG유플러스는 1만2천691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사한 보조금 대란은 지난달 23일에도 일어났다. 당시 G2 0원, 아이폰5S 10만원, 갤럭시노트3 1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한바탕 소통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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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들은 시장점유율 지키기에 방통위의 보조금 제재도 안중에 없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말 부과된 사상 최대 과징금, 상시적 이통3사 임원 소환, 경고조차 소용없는 상황이다. 현재 SK텔레콤은 50% 절대 사수를, KT는 30% 유지를, LG유플러스는 점유율 확대에 따른 20% 달성을 내건 상태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 동안에만 수백억원 수준의 보조금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현재 방통위 사실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