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여수 기름 유출, 안일한 대처 말라"

사회입력 :2014/02/04 14:46

온라인이슈팀 기자

전남 여수에서 벌어진 기름 유출 사가 발생한지 닷새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미진한 책임 당사자와 정부의 후속조치가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여수시 낙포동 원유2 부두에서 싱가포르의 16만4천톤급 유조선 우이산호가 7노트 속도로 접안을 시도하던 중 잔교와 충돌해 육상과 연결된 GS칼텍스의 하역배관을 파손시켰다. 당시 해경은 경비함정 16척과 헬기 1대, 관공선 8척과 민간선박 40여척을 투입해 방제작업에 나섰다.

사고와 관련해 축소 및 늑장대응 등 의혹에 따른 원성이 크다. 최초 피해보고가 정확하지 않았고 정부 대응도 안이했다는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

여수해경은 사고 발생 하루 뒤인 지난 1일 원유유출사고의 피해면적이 길이 4km에 폭 1km 가량이며 함정 18척, 어선과 방제업체 선박 등 70척을 동원해 유출된 기름 70% 이상을 수거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3일 추가 발표된 중간 수사결과에 따르면 유출된 기름은 초기 추정치 800리터의 205배 수준인 16만4천리터 가량으로 추정됐다.

그리고 남해군 차원에서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선박 181척과 공무원, 해경, 주민, 방제업체 등 762명을 동원해 방제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4일까지 남해군 남면, 서면, 고현, 설천면 등 약 30km에 걸쳐 기름이 확산되는 등 사고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또 여수해경에 따르면 배는 오전 8시15분 도선사 승선 후 접안을 시도했고 9시35분께 사고를 냈는데, 이게 여수해경에 신고된 시점은 40분이 지난 오전 10시5분경이다. 해경이 신고를 받고 사고 해역에 도착한 시점도 55분이 지난 오전 11시 이후다.

그리고 파손 직후 밸브를 잠갔다면 송유관에 기름이 가득차 있었다고 가정시 추정 가능한 최대 유출량은 13만1천리터였지만, 실제로는 사고 직후 밸브를 잠그기까지 걸린 시간 25분동안 추가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이밖에도 여수해경이 주관한 유출사고 방제 작업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해경 측은 장기간에 걸친 해저오염 등 2차 오염 유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유화제를 쓰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1~3일 방제 지원에 나섰던 해군 모 부대는 함정 4대, 살포호스, 30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유화제를 뿌린 걸로 나타났다.

유화제는 기름 성분과 물을 쉽게 섞이게 한다. 기름띠 확산을 막기 위해 뿌리는 것이지만 이를 통해 기름 덩어리가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등 2차 환경오염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통상 먼바다에서 유출된 기름이 해안으로 유입되는 걸 막는 데 불가피하게 쓰이는데 연안에서 쓰면 어민들의 직접 피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1일 사고 현장을 방문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부적절한 행동과 그로인해 구설에 오른 뒤 방송을 통해 내놓은 발언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에 휘말린 상태다.

앞서 윤 장관은 피해 주민들과 마주한 현장에서 피해가 크지 않다고 보고받아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는 발언과 손으로 코와 입을 막는 행동으로 비판을 받았다. 이후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9에 출연해 손으로 코와 입을 막은 윤 장관의 사진이 논란이라는 앵커의 지적에 독감때문에 기침이 나오니 피해를 줄까봐 그랬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사고에 따른 피해보상 책임 소재를 놓고 정부와 관련 사업자간의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부는 3일 사고관련 브리핑에서 1차 보상 주체로 송유관을 파손당한 GS칼텍스를 지목했다.

그러나 GS칼텍스는 이같은 내용을 정부와 협의하지 않았고, 자사 부두에 접안하려다 송유관을 들이받은 싱가포르 유조선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힌 정황과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책임 떠넘기기에 대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4일 오전 청와대 주재 국무회의에서 여수 앞바다 기름유출 문제는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고 부실 신고, 빠른 사후 대처가 미흡했던 점이 유감이라며 신속하게 대처하고 세심하게 처리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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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고 대처의 최우선은 사전 예방을 철저히 하는 것이고 그게 국민의 피해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과거 대형사고를 보면 사전에 문제점 지적이 많았지만 근본 대책과 사후처리가 미흡했던 게 많은데 올해 그런 관행부터 바꾸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연초부터 큰 사고가 터져 걱정이다, 지역 주민들의 피해 복구와 보상이 시급히 이뤄지길 바란다, 기름 유출로 해상 오염 야기한 선박 나쁜 사람들 징역 보내야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