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업계가 초대형 박람회인 씨피플러스(CP+) 개막을 앞두고 신제품 전략 짜기에 여념이 없다. 필름카메라 스타일의 ‘복고풍 감성’과 ‘경량화’를 앞세워 돌파구를 찾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카메라 제조사들은 CP+ 개막을 앞두고 다양한 신제품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 업체별로 선전포고를 외친 쪽과 보안 유지에 목숨 건 업체로 나뉜 풍경도 색다르다.
전반적인 흐름은 필름카메라와 같은 복고풍 디자인과 경량화다. 고급형 제품을 통해 고정적인 수요층을 겨냥하는 움직임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제품 단가가 더 높기도 하지만 보급형 콤팩트와 미러리스 제품은 스마트폰 카메라에 점점 자리를 내주고 있는데 따른 고충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CP+에 맞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업체는 후지필름이다. 지난달 28일 공개한 전문가용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X-T1이 주력 제품이다. 업계 최대 배율인 0.77배율과 시야율 100% 236만화소 전자식 뷰파인더, 최단 수준(0.005초) 디스플레이 타임랙을 구현해냈다.후지필름은 X-T1을 앞세워 CP+를 앞두고 기선제압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후지필름은 X마운트 렌즈 로드맵도 함께 공개했다. 지난달 공개했던 XF56mmF1.2R와 올해 안에 공개 예정인 5종을 포함한 총 17종의 X마운트 렌즈를 차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후지필름 관계자는 “이로써 칼자이즈 렌즈 3종을 포함해 총 20종의 렌즈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 2014에서 미리 전략 신제품인 고급형 미러리스 제품인 NX30과 융합(컨버전스) 제품인 갤럭시카메라2를 선보였다. 융합에 초점을 맞춰 촬영한 사진을 곧바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전송할 수 있는 터치앤고(Touch&Go) 기능을 도입한 점을 내세웠다.니콘과 소니도 CES에서 각각 전문가용 DSLR인 D4S와 고급형 미러리스 제품 알파 A5000을 선보였다. D4S의 경우 외관과 제품명만 공개한 탓에 구체적인 성능과 구성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관련업계는 D4S라는 제품명으로 미뤄볼 때 기존 D4와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니콘은 이외에도 최근 공개한 초소형 DSLR인 D3300을 비롯한 일부 신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6일 국내 출시될 예정인 D3300은 입문자용 보급형 제품으로 흔히 캐논의 100D와 비교된다. 400g의 가벼운 무게에 초보자를 위해 최적화된 촬영 모드를 안내하는 ‘가이드모드’와 원하는 설정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아이(i) 버튼’을 도입한 점이 특징이다.소니가 공개한 알파 A5000은 지난해 여성 구매자들을 겨냥해 출시했던 NEX-3N의 후속작으로 셀카 촬영과 인물 촬영 시 활용도가 높은 180도 회전 플립 LCD와 피부톤을 화사하게 자동 보정해주는 소프트스킨 기능, NFC를 통한 공유 기능 강화와 210g의 가벼운 무게가 강점이다.
캐논은 CP+에서 예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어떤 제품이 나올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니콘이 D4S를 공개하는데다 올해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가 있는 만큼 전문가용 DSLR이 꼭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그 동안 다루지 않았던 미러리스 제품이 깜짝 등장할 가능성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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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는 후지필름과 마찬가지로 고급형 미러리스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필름 카메라 시절 유명 브랜드였던 OM-D 시리즈 후속작이 유력하다. 이외에 올림푸스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의료·산업용 제품군의 신제품도 함께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일본계 제조사 관계자들은 “신제품 전략이 극비로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카메라 업계 최대 박람회인 만큼 놀랍고 색다른 제품들을 많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