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입사시험 대학 총장 추천제는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삼성으로선 좋은 취지였더라도 실행 과정에서 사회적 반발을 불러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인용 삼성그룹 미래전략커뮤니케이션실 사장은 28일 “대학 총장추천제, 서류심사 도입을 골자로 하는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선안을 전면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새 제도를 도입하고 추진하는 준비과정에서 디테일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삼성이 새 채용제도를 발표한 것은 지난 15일이었다. 찾아가는 열린채용, 대학총학장 추천제, 서류전형 도입 등이 골자였다. 삼성직무시험(SSAT)을 통한 채용에 너무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제도를 혁신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 삼성 측의 생각이었다. 한 해 SSAT 응시자 수가 20만명에 달하고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SSAT 사설학원까지 생겼으니 삼성의 취지는 나쁘지 않았다.
더구나 명문대 출신으로 쏠리는 채용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좋은 명분도 갖고 있었다.
문제는 추천제가 공평성 시비의 불씨를 가졌다는 데 있다.
사실은 추천을 받는다 해도 서류전형만 면제되고 시험을 봐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 입사가 가능한데도, 총장이 추천하면 입사가 사실상 결정되는 것처럼 인식되고, 그 때문에 삼성에 의해 대학 줄서기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각 대학별 추천 인원이 차별적으로 배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삼성 측은 이공계 졸업자 수요가 많은 점을 고려해 이 비중이 높은 대학에 더 많은 추천권을 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세상은 절대 숫자만 따져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상대적으로 적은 배정을 받은 여대와 호남지역 대학들의 반발이 거셌다.
강운태 광주시장의 경우 지난 2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했고 광주시의회까지 성명서를 발표했다. 광주지역 국회의원들까지 나섰고 국회 양당 대변인도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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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돈으로) 대학을 줄 세우기 하는 것이냐’는 게 불만과 우려의 요체다.
반발이 사그러들지 않자 삼성은 결국 전면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 이인용 사장은 “어떤 제도든 취지가 좋다고 해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수험준비생들에게 사과하고 “올해 삼성 입사방식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진행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