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호…'통신판 황의 법칙' 나올까?

조직개편-실적개선 등 해결과제 ‘산 넘어 산’

일반입력 :2014/01/27 11:37    수정: 2014/01/27 11:37

정윤희 기자

KT 황창규호가 출범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T 수장 자리가 이석채 전 회장 사퇴 후 2개월여 만에 채워지게 됐다.

KT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우면동 소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황창규 회장을 공식 선임했다. 임기는 오는 2017년 주주총회까지다.

황 회장은 삼성전자 기술총괄사장을 역임하며 반도체 사업을 총괄한 반도체 전문가다.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늘어난다’는 ‘황의 법칙’으로 더욱 유명하다. 업계 안팎에서는 황 회장이 삼성전자의 혁신 DNA를 KT에 접목, 새로운 ‘통신판 황의 법칙’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 회장은 주총 선임 직후 “통신 대표기업, 1등 KT를 향한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다”며 “글로벌 기업을 이끌어 본 경험과 국가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수행한 노하우를 KT 경영에 접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고의 품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남보다 먼저 제공하고 ICT 기반 융합 서비스로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들겠다”며 “KT의 성공 스토리로 글로벌 시장을 리딩하고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기업,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창조경제를 견인하는 국민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주총회 직후 경영계약을 맺고 CEO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취임식은 별도로 열지 않고 사내 IPTV를 통해 취임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향후 3년간 KT를 이끌 비전과 경영 구상을 제시할 전망이다.

■인사·조직개편 임박…부회장 선임여부 관심

취임과 동시에 황 회장 앞에는 KT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과제가 산적했다. 대표적으로 낙하산 인사 정리. 조직개편을 통한 전열 재정비, 통신경쟁력 회복을 통한 실적개선 등이 꼽힌다.

우선 그가 당면한 과제는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이다. 황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KT 서초사옥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조직개편안 등을 이사들에게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날 오후 4시경 효율성을 중시한 비대해진 조직의 슬림화, 낙하산 인사 정리 등을 골자로 하는 인사 및 조직개편이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과도하게 늘어난 임원 수를 조정하고 스탭 조직 통폐합, ‘원래 KT’(기존 KT 직원)와 ‘올레 KT’(외부 영입 인사)간 갈등을 봉합, 흐트러진 내부 기강을 다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지난 주말 일부 임원에게 인사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회장 선임 여부도 관심거리다. 앞서 업계 안팎에서는 황 회장이 통신부문을 총괄할 부회장을 물색하고 있다는 소문과 함께 후보자들에 대한 하마평이 떠돌기도 했다.

KT 직원은 “황 회장이 내정된 직후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시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며 “낙하산 논란, 인사청탁 근절 등을 위해 황 회장이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실적개선 급선무…통신 경쟁력 회복 관건

추락하고 있는 통신부문 실적개선도 급선무다.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통해 해마다 떨어지는 유선 매출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무선 매출을 끌어올려야 한다.

KT는 황 회장 취임 다음날인 28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심각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영진 교체에 앞서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하는 빅 배스(Big Bath) 효과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KT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5조8천억원, 영업이익 130억원, 당기순적자 90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6.3%, 영업이익 78.7% 줄어든 것으로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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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통신부문 경쟁력을 비통신 부문 사업들과 연계,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도 숙제다. KT금호렌터카, BC카드, KT렌탈 등 비통신 계열사가 늘어났지만 그동안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황창규 회장은 삼성전자 출신의 전문 경영인이자 ICT 분야의 전문가로 성과가 뚜렷하고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며 “새 CEO 취임으로 모든 난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향후 KT 펀더멘털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