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가 26일 서울 강서구 한 병원에서 향년 90세로 세상을 떠났다. 한 평생 홀로 살며 폐지 주워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기부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황 할머니에 누리꾼들의 애도가 쏟아졌다.
황 할머니는 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나 13세 때 길을 가다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흥남 한 유리공장으로 끌려가 강제 노동을 해야 했다. 3년 뒤에는 간도 지방으로 옮겨져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일본군 성노예 생활을 했다.
광복 후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황 할머니는 대인 기피증에 시달렸다.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평생 홀로 살았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임대아파트에 살면서 빈병과 폐지를 주워 팔며 생계를 유지했고, 정부 생활지원금을 쓰지 않고 전부 모았다.
![](https://image.zdnet.co.kr/2014/01/27/UeLALCgsUV51WINs11X5.jpg)
할머니는 이렇게 모은 돈을 2006년과 2008년, 2010년 세 차례에 걸쳐 각각 4천만원, 3천만원, 3천만원씩 총 1억원을 장학금으로 강서구에 기탁했다. 선행으로 지난 2011년 7월에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같은 해 12월 사후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유언장을 작성한 황 할머니는 사후 임차보증금, 은행예금 등을 포함한 재산 3천여만원을 재단법인 강서구 장학회에 기탁하기로 했다.
빈소는 이대목동병원이며 영결식은 28일 강서구민장으로 엄수된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환청에 시달렸던 할머니는 끝까지 일본에 사과를 받지 못했다. 황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7명 중 생존자는 55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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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의 애도도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ring*****는 또 한 분께서 다섯글자 '죄송합니다'를 못듣고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트위터 아이디 @__****는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였는데도 보일러를 켜지 않으면서 장학금을 내놓으셨던 분이었다라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트위터 아이디 @uoe****는 할머니, 이제 편히 좋은 곳으로 가세요...라며 명복을 빌었고, 트위터 아이디 @sol**** 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하늘에선 편히 쉬시길..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제대로 된 국민들의 역사 인식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