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해바라기…삼성 부품계열사 한계노출

디스플레이·SDI 등 부품 계열사 4Q 실적 줄줄이 급락

일반입력 :2014/01/24 16:07    수정: 2014/01/25 17:53

정현정 기자

‘스마트폰 판매 부진→부품 재고조정→가동률 하락·단가하락 압박→부품사 실적부진’

스마트폰 쏠림 현상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가 삼성전자 내부 뿐만이 아니라 삼성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IM(IT·모바일) 사업부의 실적 부진이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최대 고객으로 하는 부품 계열사에 도미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매출도 1조2천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줄었다. 이는 당초 시장 컨세서스였던 매출액 1조3천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대폭 하회하는 ‘어닝쇼크’에 해당한다.

같은날 발표된 삼성디스플레이의 4분기 영업이익 역시 급락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4분기 영업이익은 1천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9%, 매출액은 6조4천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했다. 지난 2012년 7월 통합 출범 이후 줄곧 1조원대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을 유지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거의 대부분의 갤럭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갤럭시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등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 역시 오는 28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4분기 영업이익이 기존 예상치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 주요 부품 계열사의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는 공통적으로 ‘주요 고객사의 재고조정’이 꼽힌다.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소형전지와 중소형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향 핵심 부품이 그동안 고수익을 안겨줬던 효자품목이었지만 지난 분기엔 상황이 달라졌다.

고성장을 거듭해오던 삼성전자 IM(IT·모바일)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33조8천9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 감소했고 영업이익 역시 5조4천7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18%가 줄었다.

무선사업부 스마트폰 판매량 둔화가 실적 부진에 직격탄을 미쳤다.

삼성SDI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62%를 차지하는 소형전지 부문 매출이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10.4% 감소하는 등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면서 어닝쇼크의 원인이 됐다.

각각 30%와 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PDP/CRT와 자동차/ESS 부문의 경우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소형전지는 유일하게 이익을 내는 분야이기도 하다.

어규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ESS 부문과 자동차용 전지 등 중대형 전지 실적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진으로 인한 타이트한 재고 조정 및 단가인하 압박으로 전체 소형전지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2.7% 증가하는데 반해 ASP는 7.0% 하락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스마트폰용 AMOLED 패널 판매 부진과 단가인하 영향이 실적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주력인 TV 시장에서 패널 가격 하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동안 수익성을 방어해주던 중소형 패널 부문 실적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부진 영향으로 줄어들면서 수익성 감소세가 시장 전망보다 컸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 사업부의 사실상 단일 고객으로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가 AMOLED 패널에서 얻는 마진율은 20% 이상으로 알려져왔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계속될 경우 추가적인 AMOLED 패널 단가 하락 우려도 있어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 고수익을 안겨줬던 OLED 사업부의 매출과 수익성 급감도 점쳐진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다소 과도한 이익률을 누려왔던 OLED 사업부가 단가하락과 플렉서블 관련 R&D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스마트폰 이익률 하락으로 OLED 사업부의 사실상 단일 고객이라고 할 만한 IM사업부가 이전에 비해 OLED 이익폭을 현실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부품계열사인 삼성전기 역시 4분기 영업이익이 기존 예상치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역시 스마트폰 부품 재고조정이 원인으로 꼽힌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강도 높은 재고 조정으로 인해 삼성전기 4분기 실적도 악화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중이 높은 부품 회사로서 4분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별로 이익률 방어와 함께 새로운 성장엔진 찾기와 수요처 확대가 공통적인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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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경우 자동차용 전지와 ESS 등 중대형 전지의 성장세가 향후 주목되는 부분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TV용 패널 라인업을 강화해 거래선 기반을 확대하고 OLED의 경우에도 하이엔드 스마트폰 성장 둔화에 따른 리스크를 중저가 패널 확대와 웨어러블, 태블릿 등 신규 시장 개척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