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나치게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가 지난해 4분기 현실화됐다. 영업이익 절반 이상을 책임져온 IM(IT/모바일) 사업부가 어닝쇼크의 진앙이 된 것이다.
애플과의 전투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올 1분기도 ‘쉽지 않다’는 게 삼성 자체 전망이다.
따라서 새로운 성장엔진을 발굴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더 다급해졌다.
■IM 영업익 18% 추락, 성수기 효과 어디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9조2천800억원, 영업이익 8조3천10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이 5.7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95% 감소했다.
한때 10조원을 넘었던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뚝 떨어진 것이다.
이 기간 스마트폰 중심의 IM 사업부문이 거둔 영업이익은 5조4천70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같다. 그러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8%나 떨어진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4분기는 세계적으로 소비자용 IT 제품 성수기여서 이번 부진이 더 뼈아프다는 평가다.
IM은 영업이익 규모가 떨어지면서도 회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60%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4분기 이 수치는 정확히 65.8%로 직전 분기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가정이지만 지난해 4분기 IM 영업이익이 5조4천700억원이 아니라 직전 분기와 같은 6조7천억원이라면 회사 전체 영업이익은 9조5천억원대로 올라선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어닝쇼크 수준”이라며 “주 요인은 IM 부문의 수익성 악화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이폰 일본 공습, 중국도 문제
스마트폰 부진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재고 조정과 마케팅 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더 구체적으로 보면 애플에 점유율을 적잖이 내준 것이 큰 요인이다.
애플의 아시아 공략이 거세지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다.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세계 4위인 일본이 대표적이다.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수년째 지켜 온 15% 점유율은 지난해 말 애플의 아이폰5s-5c 발표 후 5~8%대로 추락했다.
투자은행 코웬앤코는 애플이 내년에 일본에서 아이폰 2천만대를 판매, 점유율 50%를 독식할 것으로 봤다.
애플은 일본에서의 아이폰 돌풍을 중국으로 확산하려는 총력전에 돌입했다. 가입자 수 7억명의 차이나모바일이 최근 중국에 아이폰5s-5c를 출시했다. 1분기 실적에 반영될 요인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1위, 애플 7위라는 현지 순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종 실적을 발표하기 전이지만 애플의 점유율이 꽤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이 신흥 시장에서 세를 키운 것도 삼성전자 IM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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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포화 상태인 고급형보다 보급형 스마트폰 전략을 강화, 신흥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신종균 IM 사장이 지난해 말 투자자들에게 밝힌 ‘태블릿 시장 1위 차지’ 계획의 현실화 여부도 관건이다.
김현준 삼성전자 IM 전무는 “고급형과 보급형 스마트폰을 함께 내세워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며 “유럽과 중국 등의 4세대 이동통신(LTE) 확산에 맞춰 전략 제품들을 내놓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