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 대신 공통식별번호 도입하자"

일반입력 :2014/01/15 18:08    수정: 2014/01/15 18:14

손경호 기자

주민등록번호 대신 공통식별번호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개인정보유출을 최소화하면서도 개인을 식별할 수 있도록 이원화된 관리체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그동안 공공은 물론 민간영역에서 개인을 식별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돼 온 주민등록번호는 오는 8월 7일 시행되는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수집, 이용이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주민등록번호 자체도 2016년 8월까지 모두 파기해야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주민등록번호는 개인의 생년월일, 성별, 출생지 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탓에 보이스피싱, 신용대출사기, 스미싱 등에 악용돼 왔다.

주민등록번호를 없앨 경우 정부가 도입하고 있는 대체 서비스는 '아이핀' 제도다. 그러나 이 역시 번거로운 공인인증서를 사용해 본인임을 확인받아야 하고, 인터넷 서비스 외에 다른 분야에서는 활용할 수 없다는 점 등 때문에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

15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개인정보보호법학회와 함께 서울 가락동에서 '제2회 개인정보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한민국의 주민번호 보호 정책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쓰기 어려운 아이핀 대신 공통식별번호(common PIN)를 사용하자고 말했다.

공통식별번호는 아이핀과 유사하지만 주민등록번호처럼 모든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되는 대신 별도로 본인을 확인할 수 있는 번호를 쓰자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오스트리아에서 활용하고 있는 이 방법은 먼저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번호는 우리나라 안전행정부와 같은 정부기관에서만 관리하고, 일반 기관/기업 등에게는 그 대신 고유의 번호만 발행되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예를 들어 은행에서 통장을 개설할 때, 특정 사이트에 가입할 때도 주민등록번호 대신 자신만 아는 고유 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기존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개인정보를 유추해 낸 뒤 사기행위를 벌여왔던 이들은 안행부가 관리하는 망을 거치지 않으면 개인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보안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개인정보활용을 너무 엄격하게 규제한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가져왔던 인터넷 사업자, 금융권, 기타 기업 등에서도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마케팅 활동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김 교수는 예를 들면 11자리 공통식별번호를 만든다고 하면 앞에 두 자리는 발행년도, 다음 8자리는 임의 숫자, 다음 한 자리는 검증번호 등을 부여하는 식으로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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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주민등록번호체계와 유사하게 본인인증이 필요한 곳에 해당 번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대신 중요 정보는 안행부를 통해서만 조회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개인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안행부에 두고, 임의로 번호를 만들어 사용하는 이원화된 관리방법을 써보자는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