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폰부터 기본료 천원까지, 당돌한 알뜰폰

문성광 에넥스텔레콤 대표

일반입력 :2013/12/29 10:38

“알뜰폰은 중고만 취급한다고 생각하더라, 그래서 최신형 LTE 스마트폰만 내놨었다”

알뜰폰 사업자 에넥스텔레콤의 문성광 대표 이야기다. 지난 9월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로 참여하면서 갤럭시노트3, LG G2, 갤럭시S4미니 등 당시 최신 스마트폰을 내놓은 이유를 두고 이같이 짧게 답했다.

단말기 수급이 쉽지도 않았을텐데, 소비자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는 말부터 나온다. 경쟁 자체가 버거울 법한 이동통신3사와 경쟁하는 중소규모 사업자의 생각으로 보기엔 당돌한 느낌이다. 사업 안정성 갖추기가 알뜰폰 업계의 공통된 고민이라면, 이 회사는 고민보다 도전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에넥스텔레콤의 올 하반기 행보만 보더라도 4만개에 달하는 통신사의 판매점, 대리점 틈바구니 속에 자체 브랜드를 내세운 오프라인 매장을 세웠다. 우체국에서 최신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편의점을 통해선 구글 레퍼런스폰인 넥서스5를 알뜰폰으로 내놨다.

거침없는 도전의 행보 속에 고객 만족과 알뜰폰 전체 이미지를 고려했다는게 문성광 대표가 늘어놓은 이야기의 핵심이다. 문성광 대표는 “우체국은 알뜰폰을 널리 알릴 수 있었고, 최신형 단말기를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싶었다”며 말을 시작했다.

이 시도는 일정 부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처폰 중심의 다른 우체국 알뜰폰 참여 사업자와 차별성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만족하긴 어려웠다고 한다. 우체국을 찾는 고객을 생각하기 시작한 것.

그는 “약 2달간 우체국 판매 분석 결과 대부분이 스마트폰보다 피처폰을 선호했다”며 “아무런 혜택이 없어도 기본료가 저렴한 요금제를 선호하길래 기본료 천원짜리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요금제는 이른바 ‘대박’을 쳤다. 기본료 1천원 요금제 하나로 열흘만에 1만 가입자를 넘어섰다. 우체국 알뜰폰 초기 흥행 당시 6개 사업자가 18개 요금제 상품으로 이룬 성과를 혼자서 더 짧은 기간에 성공한 것이다.

천원 요금제 성공을 두고 문성광 대표는 “우체국을 찾는 소비자 대부분은 50대 이상의 연령층으로 소량의 통화만 이용하는 이들에게 적합했다”며 “사용하지도 않는 음성, 문자, 데이터를 포함시킨 이통사의 정액요금제는 쓰지도 않는 요금을 납부하는 것을 해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민도 있다. 그는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해 알뜰폰 활성화에 도움은 됐지만 아직까지 1천원 요금제는 수익성이 불확실한 부분도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수익이 확보되지 않아도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승부수란 뜻으로 풀이된다. 최신 스마트폰도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부터 새삼 놀랍기만 한 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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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미래창조과학부)의 알뜰폰 활성화 지원 정책엔 감사한다는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의 문제점을 깨닫고 고치려 한다.

문 대표는 “이통3사와 같은 대기업에 비하면 자본력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완벽한 전산 ,충분한 콜센터 요원, 대규모 유통망을 확보하고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어려운게 당장의 현실”이라면서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구축해간다면 국민들 사이에 자리를 잡지 않겠냐”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