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국내 콘솔 게임계 어떤 일이?

일반입력 :2013/12/24 10:48    수정: 2013/12/24 16:25

2013년 계사년은 침체돼 있던 국내 콘솔 게임 시장에 숨통이 트인 한 해로 기록됐다.

차세대 게임기 출시와, 한글화 된 다양한 대작 게임들이 쏟아져 콘솔 게임 팬들은 그 어느 해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발길이 뜸했던 용산 전자상가와 국제전자센터 역시 새로운 게임기와 타이틀을 구매하기 위한 이용자들로 붐비는 호황을 누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콘솔 게임계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가 지난 17일 선보인 ‘플레이스테이션4’(PS4) 출시다. 서초동 국제전자센터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PS4 출시 행사는 500명이 훌쩍 넘는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장에서 판매된 PS4 수량만 500대가 넘었으며, PS4 국내 1호 구매자가 되기 위해 6박7일 동안 자리를 지킨 한 일반 직장인의 ‘팬심’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팬들의 성원에 감동한 카와우치 시로 SCEK 대표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기사화 돼 이슈가 됐다.

북미와 유럽을 넘어 PS4 인기가 국내로 이어진 이유는 역시 다양한 대작 타이틀 출시 덕분이다.

올해 출시된 대작 콘솔 게임으로는 ‘더 라스트 오브 어스’, ‘GTA5', '포켓몬스터 X·Y’, ‘그란투리스모6’, ‘피파14’ 등이 있다. 이 중 GTA5는 전세계 출시 3일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각종 기네스북 기록을 갈아치우며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 기록됐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역시 탄탄한 시나리오와 흥미진진한 게임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PS4와 함께 판매 경쟁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 원’ 출시 소식도 국내 팬들에게 큰 기대감을 품게 했다. 내년 국내에 들어오게 될 X박스 원은 PS4보다 기기 성능에서 다소 떨어지지만 동작 인식 기기인 ‘키넥트’와의 절묘한 조합으로 게임 그 이상의 게임을 추구한다.

또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 게임뿐 아니라 영화, 음악, 방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간편하게 지원한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반면 높은 가격과 중고 게임 거래 금지안 등의 정책들이 이용자들의 반발을 사며 차세대 콘솔 게임기 선점 분위기를 PS4에 내주기도 했다.

PS4와 X박스 원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서 한국닌텐도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한국닌텐도는 이 달 휴대용 게임기 3DS의 저가형 모델인 2DS를 출시하며 어린 이용자층을 공략했다.

나아가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루이지 맨션’, ‘포켓몬스터 X·Y’, ‘몬스터헌터4’ 등 한글화 된 다양한 신작들을 내놓으며 한국 시장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포켓몬스터 X·Y는 국내 출시 이틀 만에 5만 개가 팔려나가는 초대박 흥행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뿐만 한국닌텐도 본사 적자상황에서도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2013’에 참가해 몬스터헌터4를 출시 전에 선보이는 등 이용자들과 접점을 갖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안드로이드 게임기 ‘오우야’ 및 ‘프로젝트 쉴드’와, PC 게임을 거실 TV로 즐길 수 있는 ‘스팀머신’ 및 ‘피스톤’ 소식도 국내 게임업계가 주목한 올해 주요 이슈다. 물론 국내에서 이런 게임기들이 성과를 내거나 큰 기대감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콘솔 게임의 진화, 또 다른 플랫폼 게임과의 결합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게임과 결합이 가능한 가상현실 기기 ‘오큘러스 리프트’와, 온 방을 게임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 ‘일루미룸’ 등이 올해 게임팬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주요 이슈였다. 이로 볼 때 차세대 게임기 경쟁에서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이 본격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13년 만에 중국 콘솔 게임 시장의 빗장이 풀린다는 소식도 국내 게임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주요 이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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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중국에서 판매되는 콘솔 게임기들은 중국 신 상하이 자유 무역 지대에서 제작돼야 하고, 중문 문화 관련 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조건이 있지만 콘솔 게임 시장이 이제 북미와 유럽, 그리고 일본을 넘어 중국으로까지 확대된다는 점에 많은 관심과 기대가 모아졌다. 국내 게임사가 콘솔 게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모바일 게임 트렌드가 세계를 휩쓸었다면 올해와 내년은 PS4와 X박스 원의 차세대 게임기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콘솔 게임 이슈가 부각될 전망”이라며 “내년에는 지금까지 프로토 타입 단계로 선보여졌던 신기술들이 본격 상용화 되면서 더욱 새로운 방식의 체감형 게임들도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