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삼성전자, 엔비디아. ARM 기반 프로세서로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는 이들에게 인텔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태블릿 시장에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태블릿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퀄컴과 삼성전자, 엔비디아 등 ARM 기반 프로세서들이 득세한 가운데 인텔도 성능과 전력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킨 모바일 프로세서로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태블릿,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 1위는 퀄컴이다. 퀄컴은 LTE 통신칩과 AP를 통합한 스냅드래곤 시리즈로 50%가 넘는 시장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AP업체 자존심 삼성전자는 ‘빅리틀(big.LITTE)’ 기술의 궁극 진화형인 멀티프로세싱을 지원하는 엑시노스5 옥타 시리즈로 태블릿 시장을 노린다.
선전포고는 인텔이 했다. 인텔코리아는 지난 17일 코드명 베이트레일로 알려진 인텔 아톰 프로세서 Z3000 시리즈 국내 출시 간담회에서 퀄컴 스냅드래곤800, 엔비디아 테그라4 등 ARM 기반 쿼드코어 제품과 베이트레일을 비교한 벤치마크 결과를 전격 공개했다.
인텔은 모바일 분야에서는 스마트폰보다는 태블릿에서의 승산을 노려볼 만하다. 이미 삼성전자 갤럭시 태블릿에 AP를 공급한 사례도 있다. 내년 인텔은 최첨단 공정인 22나노 3D 트라이게이트의 이점을 살린 베이트레일로 태블릿 AP 시장을 공략한다.
■인텔 성능 2배 베이트레일 공개
인텔은 베이트레일을 출시하면서 벤치마크 프로그램 ‘모바일 XPRT2013’를 통한 성능 평과 결과를 공개했다. 인텔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베이트레일은 경쟁사 대시 성능면에서 앞섰다
인텔에 따르면 베이트레일이 탑재된 시제품의 성능은 퀄컴 스냅드래곤800이 탑재된 소니 엑스페리아Z 울트라 태블릿에 비해 49%, 엔비디아 테그라4가 탑재된 도시바 익사이트 프로에 비해 33% 높은 성능을 냈다고 강조했다.
윈도 운영체제(OS) 경우에는 차이가 더 벌어졌다. ‘터치XRT 2014’ 벤치마크 프로그램에 따르면 베이트레일 탑재 태블릿은 퀄컴 스냅드래곤S4 프로가 탑재된 델 XPS10과 엔비디아 테그라3가 탑재된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RT 대비 200%가 넘는 성능 차이를 보였다.
베이트레일은 인텔의 최신 22나노 3D 트라이게이트 제조 공정을 적용한 실버몬트(Silvermont) 아키텍쳐를 적용한 첫 제품이다. 22나노 3D 트라이게이트 공정 AP로는 유일하다.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의 하이엔드급 AP는 모두 28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생산된다. 22나노 공정은 선폭이 미세화되면서 성능이 향상되고 3D 구조로 전력누수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텔은 내년 1분기 중 64비트를 지원하는 베이트레일을 출시하고 최고 40% 이상 추가 성능 개선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64비트 프로세서의 경우 스마트폰 보다 화면이 크고 작업량이 많은 태블릿에서 보다 효용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제조공정이 섬세한 22나노로 바뀌면서 더 낮은 전력으로 더 높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으며 이전 세대 아톰 대비 성능의 차도 굉장히 커졌다”면서 “이같은 제품과 솔루션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조사들과 협력해 내년 태블릿 시장에서 4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퀄컴 수성 · 삼성 빅리틀로 맞불
LTE 통합칩 스냅드래곤 시리즈로 모바일 업계를 평정한 퀄컴은 최근 기존 스냅드래곤800 대비 영상처리능력을 대폭 높인 ‘스냅드래곤805’를 공개했다. 스냅드래곤805는 UHD(4K) 화질의 동영상 촬영과 재생을 지원하는 첫 제품이다. 머씨 렌더친탈라 퀄컴테크놀로지 총괄 부사장은 “스냅드래곤805 탑재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이용하는 것은 UHD 홈씨어터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빅리틀 설계와 64비트 지원으로 성능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을 고수한다. 특히 작업 환경에 따라 필요한 수 만큼 코어 8개를 모두 작동시키는 멀티프로세싱(Multi-Processing) 방식의 빅리틀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차기 엑시노스5 옥타에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 1월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ARM의 저전력 설계구조인 빅리틀을 적용한 엑시노스5 옥타 프로세서를 공개했지만 멀티프로세싱 솔루션을 지원하지 않아 실제 성능과 전력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존 제품의 경우 빅코어와 리틀코어가 따로따로 작동하는데다 코어 4개가 최대 동작할 수 있는 한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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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성전자가 내년 초 선보일 차세대 제품은 빅코어(A57)와 리틀코어(A53)를 혼용해 최대 8개의 코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빅코어와 리틀코어 간의 유기적인 전환이 가능해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모 절감 효과가 뛰어나 진정한 의미의 빅리틀로 분류된다.
지난 10월 방한한 이안 스마이스 ARM 프로세서 부문 마케팅 이사는 인텔 클로버트레일+와 ARM 코어텍스 A7 기반 제품들의 성능과 전력소모를 직접 비교하면서 “코어텍스A 시리즈 제품군은 인텔 대비 40%의 성능 만으로 비슷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한다”며 기술 우위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멀티프로세싱 빅리틀 솔루션으로 인텔 실버몬트 기반 프로세서와의 경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