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시행되면…제조사 전략 변화는?

일반입력 :2013/12/18 15:00

김태정 기자

스마트폰 보조금이 다소 투명해지는 대신 가격은 오를 수 있다. 전국 구입처마다 가격이 비슷해지는 건 장점이자 단점이다.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삼성전자는 크든 작든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 5월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지하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법률안(이하 단통법)’ 통과할 경우 나올 유력 시나리오다.

이 법안은 이동통신사 보조금이나 제조사 장려금을 제한, 금지하는 내용이 아니다. 이 금액을 얼마나 책정하는지는 지금처럼 기업 자유다.

다만 이동통신사는 보조금 규모를 일반에, 제조사는 장려금 규모를 정부에 공개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정확한 가격을 알리겠다는 미래부의 뜻이다.제조사 장려금이 영업비밀이라 제출하기 어렵다는 삼성전자 주장에 미래부는 ‘제조사 자료 제출은 3년간 일시 운영’이라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입장 표명을 자제하면서 불편한 표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부의 수정안 제시를 나름대로 삼성전자에 대한 성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법안이 부담스러운 것은 그대로인데 계속 반대하기도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 법안 통과 시점부터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의 국내 전략에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제조사는 장려금 책정이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직접 관여하지는 않겠다지만 속살을 그대로 보고 있는데 파격적 장려금 책정은 어렵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장려금 축소는 기기 실 구매가 상승을 뜻한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이사는 “단통법은 소비자에게 일정금액 이상으로는 더 싸게 팔지 말라는 뜻”이라며 “단말기 유통질서에 정부 관여는 소비자에게 부정적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경우 단통법에 찬성하는 입장인데, 시장 1위 삼성전자의 자금 동원력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했다.

팬택은 정부의 뜻에 대놓고 반대하지 못하지만 장려금 이외 다른 판촉 전략에 힘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다.

경영 어려움으로 인해 올 하반기 들어 해외 사업을 대폭 축소, 국내에 올인했기에 더 조심스럽다. 혹, 국내 시장이 위축돼도 파이를 챙길 전략이 필요하다.

박창진 팬택 마케팅본부장(부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단통법) 시행 과정에서 여러 가지 우려되는 부분을 반영해야 한다”며 “너무 급속히 시행되면 시장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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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 자료를 보면, 한국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한국 지난해 3천70만대에서 올해 2천630만대로 14% 줄어들 전망이다.

단통법을 받아들여야 한다면 제조사들이 어떤 돌파구를 구상할지도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