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 카메라가 풀프레임...반칙 아냐?"

세계 최초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소니 알파 A7R 리뷰

일반입력 :2013/12/11 15:38    수정: 2014/01/03 19:20

봉성창

“세계 최고의 카메라 회사는 어디인가?” 라는 질문에 쉽게 대답하기란 어렵다. 카메라는 스마트폰이나 TV와 같은 여느 전자제품과 달리 단순히 어느 한 가지만 평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가령 호환성으로 보면 캐논이나 니콘, 명성으로 보면 라이카나 핫셀브라드 등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카메라를 단순히 IT기기의 한 종류로 본다면 정답은 소니다. 기술력 측면에서 그렇다. 특히 카메라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미지 센서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초당 10연사가 가능한 반투명미러 시스템 DSLT를 비롯해 세계 최초 풀프레임 컴팩트 카메라 RX1, 초경량 미러리스 NEX 등 최근 몇년간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히라이 카즈오 회장이 새로 소니 CEO에 취임한 첫 해, 한 고위 관계자는 사석에서 소니의 메인 사업분야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카메라를 꼽았을 정도다.

물론 소니가 DSLR 시장에서 니콘이나 캐논을 따라잡기란 아직 갈 길이 멀다. 소니도 이를 잘 알고 DSLT와 미러리스로 렌즈교환식 전문가 시장의 틈새를 노렸다. 브랜드도 알파와 NEX로 나뉘어졌다. 미러리스에 위협을 느낀 DSLR 진영도 초경량, 초소형 DSLR로 맞불을 놨다. 이에 대해 소니는 반대로 화질을 극대화한 풀프레임 미러리스로 응수했다. 바로 소니 알파 A7, A7R 시리즈가 그것이다.

소니 알파 A7 시리즈는 A7과 A7R 두 모델로 나뉜다. A7은 2천430만화소, A7R은 3천640만화소이며 A7R에는 광학로우필터가 제거돼 해상력이 좀 더 뛰어나다. 대신 연사속도는 A7이 초당 5연사로 좀 더 빠르다. A7R은 4연사에 그친다. 이밖에도 소소한 부분에서 약간 차이가 있다. 가격은 A7R이 좀 더 비싸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높은 휴대성에도 불구하고 DSLR 카메라에 한 수 접고 들어가는 부분은 바로 사양 때문이다. 그러나 A7 시리즈는 오히려 여느 플래그십 DSLR을 상회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오토포커스가 확실히 나아졌다. A7은 기본은 피사체의 대조를 활용한 콘트라스트 AF 방식에 DSLR에서 사용되는 위상차 AF 방식이 혼합돼 더욱 정밀도를 높였다. 반면 A7R은 25개의 콘트라스트 AF 방식만을 사용하고 있다. 쉽게 풀면 가격이 저렴한 A7이 좀 더 비싼 A7R에 비해서 오토포커스 기능은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둘다 과거 NEX 미러리스에 비하면 오토포커스 속도가 35% 가량 향상됐다.

움직이는 피사체에 포커스를 고정시킬 수 있는 기능도 편리하다. 이는 움직이는 강아지나 고양이 혹은 운동 장면을 찍을 때 유용하며 아이들이 뛰어노는 사진을 찍을 때도 매우 편리하다.

고속 셔터 스피드도 무려 8천분의 1초 까지 지원한다. 35mm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쓴 덕분에 화질 역시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스스로 이미지를 분석해 영역에 따라서 노이즈를 최소화하는 똑똑한 기능까지 갖췄다.

즉 A7 시리즈는 DSLR을 뛰어넘는 뛰어난 성능과 미러리스 특유의 휴대성까지 갖추고 있으면서 렌즈 교환까지 가능한 팔방미인형 카메라다. 때문에 자동으로 설정해놓고 찍어도 초점이 흔들리지 않고 사진이 곧잘 나온다. 게다가 특히 야경에서 큰 강점을 보인다.

이밖에 틸트형 LCD 화면이나 동영상 촬영도 편리하며 와이파이, NFC 태그까지 지원한다. DSLR 처럼 먼지를 제거하는 기능까지 갖춰 전천후로 활용이 가능하다. 과거 NEX 시리즈에서 항상 지적을 받아왔던 불편한 조작 방식도 크게 개선됐다.

이러한 모든 장점들은 모두 이미지 센서와 이미지 프로세서의 성능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소니는 여기에 익스모어 CMOS 센서와 비욘즈X 프로세서라는 이름을 달았다. 렌즈가 사진의 화질을 결정한다면 이미지센서와 프로세서는 기기의 성능을 결정하는 요소다. 덕분에 더 쉽고 편리할 뿐 아니라 저조도 환경에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어 낼 수 있다.

소니 A7 시리즈는 NEX가 아닌 알파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미러리스인 만큼 E마운트를 지원한다. 때문에 과거 알파 시리즈에서 쓰던 렌즈는 별도의 어댑터가 있어야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한때 사용자들 사이에서 소니가 A마운트 혹은 DSLT 방식을 버리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아직 그럴 계획은 없어 보인다.

이렇듯 장점이 많은 A7 및 A7R이 가장 호평받는 부분은 다름 아닌 가격이다. 렌즈를 제외한 몸체 기준 A7은 175만9천900원, A7R은 244만9천900원이다.

관련기사

이는 물론 일반 사용자들이 구입하기에는 절대적으론 비싼 가격이다. 그러나 플래그십 DSLR에 뒤지지 않는 사양에 400g대 가벼운 무게와 작은 크기까지 감안하면 무조건 비싸다고만 할 수는 없다. 니콘과 캐논 고급 풀프레임 DSLR과 비교하면 부족한 렌즈군과 액세서리 그리고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조작성 정도가 단점으로 꼽힌다. 다소 투박한 디자인도 좋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사진 촬영은 빛과의 싸움이다. 렌즈와 상관없이 야경에 강하다는 것은 그만큼 적은 빛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성능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니 A7 시리즈는 초보자들에게는 손쉽게 프로 수준의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기에 좋은 카메라다. 또한 프로들에게는 가벼우면서 주력 카메라 못지 않은 화질을 필요로 할 때 적합하다. 당분간 미러리스 카메라 맹주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