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주파수 대역을 둘러싼 통신-방송 진영이 대립각을 세운 가운데 해외 사례에 관심이 집중됐다. 단말기, 장비 수급 등을 위해서는 주파수의 글로벌 조화 역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기 때문이다.
700MHz 저주파 대역은 신호 감쇠가 적어 전파 효율성이 뛰어나다. 흔히 말하는 글로벌 ‘황금주파수’라는 말로 표현 가능하다. 양 진영이 700MHz 대역을 확보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기도 하다.
현재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회수된 700MHz 대역(698~806MHz)의 유휴 대역은 총 108MHz 폭이다. 이중 40MHz 대역은 이미 통신용으로 사용키로 결정됐다. 나머지 68MHz 대역이 논의 대상이다. 통신업계는 데이터 트래픽 폭증 대비, 글로벌 주파수 조화를 들어 통신 할당을, 방송업계는 차세대 UHD 방송을 위한 방송 할당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700MHz 대역을 어떻게 할당했을까.
■“해외 주요국, 700MHz 통신 할당”
통신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ITU), 지역표준화기구(ETSI, APT 등), 해외 주요국 대다수가 이를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했다고 설명한다. 해외에서도 대부분 700MHz 대역을 통신용으로 할당하거나, 할 예정이라는 얘기다.
ITU는 700MHz 대역을 차세대 이동통신 공통대역으로 채택한 상태다. 유럽 및 아프리카는 790~862MHz 대역을, 미주 및 아태지역은 698~806MHz 대역을 통신용으로 채택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1년까지 총 7차례의 경매를 통해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등이 700MHz 대역을 할당, LTE를 서비스 중이다. 호주도 지난 4월 700MHz 대역 60MHz 폭을 텔스트라, 오푸스 등에 할당했으며, 일본은 지난해 6월 심사할당을 통해 60MHz 폭을 NTT도코모, 이액세스, KDDI에 할당해 LTE를 서비스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뉴질랜드, 캐나다, 프랑스 역시 700MHz 대역을 이동통신 용도로 할당할 예정이다. 아프가니스탄, 인도, 이란, 네팔 등도 공동으로 700MHz 대역을 개발해 LTE를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송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조사연구실 팀장은 “해외 사례를 비춰 봐도 700MHz 대역은 통신용으로 할당 됐을 뿐 방송으로 할당된 예가 거의 없다”며 “국가간 전파간섭, 표준채택, 단말기/장비 도입 등을 고려할 때 국제적인 주파수 조화를 고려한 주파수 할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제적 주파수 조화가 되지 않아 발생한 피해 사례도 들었다. 대표적인 예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2.1GHz 대역을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독자적인 3GPP2 표준을 따르며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우리나라 PCS 주파수가 국제 표준 대역임에도 상하향 간 듀플렉스 갭이 표준과 달라 해외 단말기 수급이 불가능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방송진영 “韓 동일주파수 통신 할당, 남미 뿐”
이 부분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는 강하게 반발한다. 실제 한국에서 언급되는 700MHz 대역 주파수가 통신용으로 할당된 곳은 남미 지역뿐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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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 든 것은 아이폰5S다. 아이폰5S는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은 주파수를 지원하지만, 700MHz 대역 주파수 중 46MHz 폭만 지원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700MHz 대역 전체를 통신용으로 쓸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상진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정책국장(SBS 소속)은 “700MHz 대역 108MHz 가운데 54MHz만 있어도 지상파가 UHD 방송을 준비할 수 있다”며 “통신업계가 ‘실체 없는 전 세계적 통신 활용’이라는 구호로 한국의 UHD 방송 앞길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