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국민을 일촌으로 맺었던 싸이월드가 결국 이용자 확보 실패와 누적 적자로 SK컴즈에서 분사 예정이다. 1999년 학생 벤처로 시작했던 싸이월드는 한국형 SNS의 전형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모바일 시대 적응엔 실패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이한상)는 경영난 타개를 위한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싸이월드를 지주회사 형태(EBO)를 통한 벤처로 전환하기로 했다. 지난 2003년, SK컴즈가 싸이월드를 인수합병한지 10년만의 일이다.
싸이월드는 애초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생들이 만든 창업 동아리 '이비즈(EBIZ)클럽'에서 시작됐다. 1999년 당시 학생이던 이동형 씨가 주축이 됐다. 싸이월드의 핵심 기능인 '일촌맺기'도 이때부터 시작됐으나 프리챌, 아이러브스쿨 등 당시 인기를 끌던 인터넷 서비스에 밀려 큰 인기를 얻진 못했다.
싸이월드가 전 국민이 사용하는 인기 서비스로 부각된 것은 2001년 미니홈피가 생겨나면서부터다. 성장이 정체된 싸이월드를 살리기위해 창업자들이 내놓은 마지막 카드였다. 미니홈피가 반응을 얻으면서 서비스가 커졌다. 투자자였던 SK커뮤니케이션즈는 결국 2003년 싸이월드를 합병했다.
싸이월드는 한때 전 국민 3천500만명이 사용하는 최대 인터넷 사이트였다. 미니홈피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가 정착됐다. 국내외선 지금 인기를 얻고 있는 페이스북의 원조 모델이 싸이월드였단 평가도 한다. 온라인을 통한 친구맺기와 커뮤니티 형성의 성공사례로 업계와 학계의 주목을 동시에 받았다.
싸이월드가 위기를 맞은 원인은 두 가지로 파악된다. 하나는 2천년대 후반 잇달아 터졌던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다. 지난 2009년 8월, 회원들의 이름과 IP, 방문시간 등이 노출된데 이어 2011년 7월에는 3천500만 회원들의 이름과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입력된 대부분의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벌어졌다.
당시 SK컴즈는 임원진 전원이 대국민 사과를 하며 정보보호 기술 구축에 전력을 다하겠다 밝혔으나, 한번 잃은 신뢰를 복구하기는 힘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컴즈의 네이트-싸이월드 이용자 정보 유출 사건으로 업계가 들썩였다며 대부분 기업들이 이용자 정보보호를 최우선으로 삼게 만든 계기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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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패인은 모바일 시대에 뒤늦은 대응이다. 한국 시장이 유독 국내 서비스가 강하다는 점이 싸이월드를 자만하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사이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외산 SNS와 카카오스토리 같은 신생 SNS가 빠르게 성장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주춤한 사이 그 공간을 새로운 SNS들이 나눠 가진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컴즈가 싸이월드로 온라인 시장을 드라이브 했지만, 모바일에선 실패한 것이라며 싸이월드를 떼어낸 SK컴즈를 SK플래닛이 매각할지 아니면 합병할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