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내꺼” 통신-방송 팽팽…해법 없나

일반입력 :2013/11/26 18:14    수정: 2013/11/26 18:43

한 치도 물러섬이 없다. 아날로그 방송 종료에 따른 700MHz 활용 방안을 두고 통신업계와 방송업계의 대립이 첨예하다. 소모적 대결 양상을 줄이자는 토론회에서 새로운 논의가 나오기는 하지만, 서로 이 주파수 대역을 가져가야 한다는 기존 주장은 그대로다.

26일 ‘미디어 공공성과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가 국가인권위원회 세미나실에서 개최한 700MHz 활용 방안 토론회는 통신방송업계의 입장차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첫번째 발제를 맡은 최선규 명지대 교수는 지상파가 UHD 방송을 위해 700MHz 대역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을 내놨다.

■ UHD, 더 좋은 화질이 공익? vs 방송 진화 흐름 막아선 안돼

우선 지상파 방송사가 말하는 공익론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UHD TV 수상기 값이 지나치게 비싸 상용화의 걸림돌이 된다”며 “요금 부담 때문에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못하는 이들이 고가의 TV를 산다는 공익론의 주장이 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좋은 화질이 공익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난시청을 줄이고자 SFN 방식을 구현하기 위해 700MHz 대역이 필요하다는 지상파 주장에 대해서는 “지상파가 그간 난시청 해소를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성과가 매우 미흡하다”며 “현재 이용하는 주파수를 반납하고 직접수신을 원하는 시청자에게 별도의 사회적 지원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형적 난시청보다 신축 건물로 인한 인위적 난시청 유형이 많고 실내 수신이 열악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지상파 방송사가 UHD 콘텐츠 제작을 위해 주파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디지털TV 프로그램 유통을 90% 이상 유료방송 플랫폼에 기대고 있다”며 “제작과 편성을 담당하는 사업자가 송출을 함께 한다는 것은 설득적인 주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상파를 대변하는 엄재용 한국방송협회 본부장은 고가의 UHD TV 수상기 의견을 두고 “아마존닷컴에는 100만원 정도의 4K 50인치 TV가 판매되고 있다”며 “HD로 넘어가던 시절에 비해 더 빠르게 TV 값이 내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엄 본부장은 난시청 부분에 대해서 “난시청 해소를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현재 방송사가 쓰는 MFN 방식을 탈피하려면 새 주파수가 필요하다”며 전송방식에 따른 차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파가 송출까지 꼭 해야하냐는 지적에 대해 정인숙 가천대 교수는 “지상파 존재 이유가 콘텐츠 생산과 딜리버리(송출)에 있고 이 때문에 진입 장벽과 규제가 높은 것”이라며 “TV 방송 진화 흐름이 UHD로 가는데 지상파에 (UHD 송출 주파수가) 할당되지 않으면 정부가 지상파에 대한 차세대 플랫폼이란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는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 700MHz는 통신용으로 하되...주파수 경매 대금 방송쪽으로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700MHz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되 주파수 경매 대금의 상당부분을 지상파의 난시청 해소와 UHD 콘텐츠 개발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김 교수는 “세계적인 디지털 방송 전환으로 유휴대역으로 남는 주파수 활용 추세에 부합하면서 시장논리에도 충실하고 방송업계가 얻는 혜택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파수 할당대가를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이용 비중을 바꿔야 하며 바옹기금 중에도 지상파에 대한 투자 용도를 늘려야하는 난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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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정책을 전파법의 목적에 따라 고려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김 교수는 “전파법 목적은 ‘전파관련분야의 진흥’과 ‘공공복리의 증진’이 있고 방송법은 ‘공공성’만 말하고 있다”면서 “주파수 활용은 전파법의 취지를 보는 편이 옳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의 발표 내용을 두고 엄재용 본부장은 “지상파 방송이 주파수를 무료로 활용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용 대가는 직접 내지 않지만 1천억원 이상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내고 있고 주파수를 무료로 이용한다는 이유로 사회환원기금에 대한 부분이 방송사업 재승인시 평가에 들어간다”고 반박했다.